보스 QC30 - 노이즈 캔슬링의 신선함을 잊지 못했다면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이라는 기술. 이제는 꽤 다양한 제조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기술인데요. 저는 이 기술을 소니 엑스페리아 Z2를 쓰면서 제대로 느껴봤습니다.
이런 기술도 있구나! 하면서 체험했고, 이 분야의 최고는 보스(BOSE)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죠. 그리고 뒤늦게 보스 QC20i를 잠시 써봤고, 이번에는 QC30이 등장했습니다. 오늘은 QC30을 빌려서 써본 후기를 정리해봤습니다.
QC30
QC20i는 예전부터 꽤 갖고 싶던 이어폰이었습니다. 역시 빌려서 좀 써봤는데,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만족했던 터라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특히 작년 가을 스페인으로 떠날 때 하나 마련해볼까 하는 이어폰이었는데요.
결국 포기했던 이유가 iOS와 안드로이드로 나뉘는 번거로움, 그리고 '껌통'이라 불리는 노이즈 캔슬링 모듈의 불편함. 마지막으로 제가 쓰는 폰이 아이폰7이라서 3.5mm 오디오 단자를 찾을 수 없다는 점 등이 맞물려 결국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QC30의 출시소식을 올 초 접했는데요. 블루투스 방식을 채택함과 동시에 노이즈 캔슬링 단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제품을 구해서 써보게 됐네요.
우선 패키지 상자는 크고 우람합니다. BOSE의 위엄이 돋는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사실 가격도 크고 아름답습니다. 보스는 원래 할인 없는 노 세일 브랜드라 면세점에서 사지 않는 이상은 정가를 다 줘야 하는데요.
할인 하나 적용하지 않은 가격은 45만9천 원입니다. 싸다면 싸고 비싸다면 비싼 가격인데, 보스를 수입하는 세기HK 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고 합니다. 유감스럽지만, 제가 어떻게 논할 바는 아니네요.
제품을 패키지를 열어보면 구성품은 놀랍게도 꽤 간단합니다. 이어가이드, 케이스, 충전 케이블, 설명서가 전부입니다. QC30 제품이 넥밴드형을 채택하면서 케이스도 덩달아 커진 느낌이 드네요.
어쨌든 꼭 필요한 구성이 빠짐없이 담겼습니다. 그럼 제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QC30 살펴보기
QC20i는 실제로 사고 싶다고 마음먹었음에도, QC30은 상대적으로 그 노력(!?)이 희박했는데요. 짐작하실 수도 있겠지만, QC30이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이라 그랬습니다.
톤플러스 이어폰을 소개하면서 몇 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넥밴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별로거든요. 그리고 이는 QC30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녕 꼭 넥밴드를 채택해야 했을까요. 디자인 하나만은 정말 제 취향이 아닙니다. 답도 없어요. 목에 착용하는 순간 중후한 아재 감성이 몰아칩니다. 톤플러스 구형 이상으로 디자인이 투박하고 별로예요.
심지어 이어버드를 관리할 수도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덜렁덜렁 달고 다녀야 하네요. 심미적으로는 톤플러스를 아직 한참 좇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누르기 힘든 느낌의 전원을 켜니 갑자기 주변이 적막해집니다. 다른 공간으로 확 도착해버린 느낌이네요. 그리고 동시에 귀에서 어눌한 한국어가 들립니다. 음성을 한국어로 변환한 건 좋은데, 영어로 억지로 한국어를 만든 느낌입니다.
기기를 처음 연결하면 전용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합니다. 전용앱으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고 노이즈 캔슬링 단계도 조절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가 없다면 설치하는 게 좋습니다.
이어가이드가 있어 불편하진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귀에 유연하게 들어갑니다. 착용감도 괜찮고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발군입니다. 디자인만 제발 어떻게 했으면 좋겠네요.
QC30과 함께 돌아다니다.
QC30을 착용하고 며칠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을 노이즈 캔슬링 중심으로 설명해드릴게요. 우선, 기본적인 음색은 전체적으로 준수한 편입니다. 저음에 좀 더 힘이 들어갔지만, 대체로 편안한 느낌이 드네요.
1) 길거리
길거리를 돌아다닐 때 노이즈 캔슬링을 켜면 적막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정말 심각한 곳이 아니라면 소음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인데요. 물론 보행 중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니 따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길거리에선 주로 노이즈 캔슬링을 1단계로 뒀습니다. 이러면 바깥의 소리를 이어폰으로 함께 전달하는 히어스루(Hear Through) 기능이 활성화돼 오히려 외부 소리가 더 잘 들리더라고요.
2) 지하철
지하철 소음은 상대적으로 규칙적인 소리다 보니 노이즈 캔슬링의 효율이 좋은 편입니다. 선로에서 나는 덜컹거림, 단조로운 배경음은 효과적으로 차단합니다. 사람이 웅성거리는 소리도 효과가 있는데요.
안내 방송은 조금 소리가 작아지지만, 주변 소음도 함께 줄었기 때문일까요? 오히려 또렷하게 들리는 느낌이 입니다. 그거 믿고 깜빡 졸았다가 전철역을 폭풍같이 지나쳤네요.
전에는 끽해야 1~2 정거장 놓치는 게 전부였는데, 이번에는 거의 5정거장을 지나쳤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의 힘인 걸까요?
3) 버스
버스에서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확실히 한결 쾌적해진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잠시 껐을 때 소음이 견디기 힘들어질 정도로요.
오래 착용하고 있으면 귀가 먹먹하거나 두통 같은 부작용을 느끼시는 분도 있는데, 다행히 저는 그런 문제는 없어서 오래오래 잘 끼고 다녔습니다.
45만9천 원이라는 국내 가격은 확실히 소비자로선 충격과 공포 수준입니다. 해외 직구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요. 가격 때문에, 디자인 때문에 살 생각은 접어두고 반납했는데, 그날부터 당장 아쉬워져서 울상이 됐습니다.
우리 주위 소음이 이렇게 심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모 웹툰에서 소리를 못 듣다 처음 들었을 때, 소리가 공격적으로 들렸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적게나마 공감할 수 있던 경험이었습니다.
이어폰이라는 유닛의 한계에도 만족스러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보여줬고요. 점점 일상에 다시 적응하면서, 디자인 그리고 가격 때문에 구매는 포기하게 된 비운의 보스 QC30이었습니다. 좀 더 말끔해진 디자인을 갖추면 그때는 고민해볼 것 같네요.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소니 h.ear 시리즈를 통해 보는 소니 디자인의 흐름은?
- 소니 엑스페리아 Z2 사용기 - (6) 노이즈 캔슬링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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