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 인 서울(beVIM in SEOUL) (2) - 이들은 제대로 섞였는가?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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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공연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공연 리뷰로 이어집니다.
이는 즉 만물을 生 하게 하라! 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전통문화와 힙합문화 전반을 잘 비벼내어 서울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무대화한 세트에서 내외국인, 남녀노소 누구나가 신명나게 한 판 놀아보는 과정을 공연화 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각주:1]
이 부분을 읽으면 비빔 인 서울은 전통문화, 그리고 힙합문화가 등장하는 하이브리드 퍼포먼스극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 상이한 문화를 어떻게 잘 비벼내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전통과 현대의 섞임. 고루 섞였는가?)
무대의 일부 구성물(기와) 같은 것은 움직이기도 하였으며, 퍼포먼스를 위한 무대를 꾸미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여기저기서 바라볼 수 있다. 각 계단위 무대와 벽에 구멍을 내어 DJ 부스와 전통악단이 가야금과 거문고를 가지고 연주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였으며, 살짝 무미건조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은 배경을 쏘는 효과로 어느정도 극복을 하였다.
그러나, 컬러벽지나 펄이 들어간 벽지에 프로젝터를 쏘아내면 본래의 색이 무너지거나 혹은 난반사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 전체적인 무대를 흰색으로 처리한 점은 아쉬웠다. 프로젝터로 쏘는 배경이 일반적인 화면보다는 선명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뒤의 흰색 배경이 그대로 노출되어 이 두가지가 유리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한 이러한 유리감을 극복하기 위하여 퍼포먼스 중간 화려한 조명을 많이 첨가하고 다양한 시각효과를 제공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오히려 강한 조명은 퍼포먼스 자체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였으며, 눈이 금세 피로해지고 아픈 문제점이 있었다.
(전체적인 조명은 강렬한 편.)
한국무용은 퍼포먼스의 서사적인 부분을 일부 담당했지만, 그 외에 마땅히 인상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전통악단도 전반적인 역할은 적었으나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아쟁과 함께하는 디제잉이 매우 인상깊었다.
판소리는 공연에서 해설 겸 진행자의 역할을 맡았고 어린이 배우 역시 판소리를 하며, 서사적인 역할(극 진행의 실마리)를 담당하였다. 그러나 어린이 배우는 거의 하는게 없었다고 무방할 정도로 부차적인 느낌이 들어서 무척 아쉬웠다.
우선 비보이. 우리나라가 비보이로도 꽤 유명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콜라보레이션 공연[각주:2]은 이미 만들어진 바. 하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기는 조금 힘에 부쳤나보다. 개인적으로 많은 비보잉을 보지는 않았지만, 비보잉을 단순히 떨어뜨려놓고 보았을 때 이들의 퍼포먼스는 내가 겪었던 다른 퍼포먼스에 비해 무척 아쉬운 수준이었다.
힙합은 힙합유닛이 등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었는데, 마지막이 되어서야 활약했을 뿐, 공연 내내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나마 피쳐링을 맡은 보컬이 눈에 띄는 역할을 보여준 점에서 그나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팝핀은 반대로 가장 처음에서야 조금 인상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을 뿐. 팝핀이 대단하긴 했지만 단독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엔 한계가 있다는 사실만 다시 알려주었을 뿐이었다.
아카펠라의 경우에는 공연의 시작과 마무리 짓는 역할을 맡긴했지만 현대적 퍼포먼스가 대개 자극적이고 강렬한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매우 온순했던 탓일까? 공연 내에서는 그다지 보여지는게 없어 아쉬움이 들었다. 전반적인 이들의 실력은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비트박스 역시 많이 등장하긴 했으나 그 표현적 한계가 보여서 아쉬웠다.
DJ는 현대적 퍼포먼스에서 유일하게 인상 깊게 접한 퍼포먼스였다. 비빔이라는 공연의 캐치프라이즈에 가장 어울릴 수 있는 퍼포먼스였던 것과 동시에 다른 노래를 바탕으로 믹싱할 수 있다는 표현적 장점 때문에 무척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다. (특히 가수 윤복희가 등장하는 믹싱 노래는 무척 인상깊었다. 제목을 알 수가 없어서 소개 못함이 아쉽다.)
우리나라 전통 공연에서의 추임새와 관객 참여를 통해 열린 무대를 만들려고 했던 시도는 칭찬을 받을만 하다. 그러나 관객참여라는 부분은 다른 소극장 연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역시 아쉬운 점이었다. (아니, 심지어 소극장 연극보다 정적인 참여라는 생각을 한다.)
퍼포먼스 공연이라 스토리의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점은 아쉬우나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부드럽게 처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보는 내내 못내 아쉬운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시도는 참신하고 어느정도 그 성과를 이루어냈지만 고가의 좌석값을 내고 보기엔 많이 아쉬운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좌석값이 단순히 감상에만 지불하는 돈이 아닌 무대효과 및 기타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지불하는 것이지만,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각주:3]
전통과 현대가 ‘서울’에서 만난다는 것 때문에 쏘아주는 배경 같은 것이 아름답게 연출된 서울의 모습이라서 보는 내내 정훈교육을 받는 것 같다는 느낌이들어 조금 불편했지만, 전통과 현대를 섞으려는 시도와 이로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은 칭찬받아야 마땅한 공연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데 섞으려는 시도가 빛났던 공연.)
- 출처는 비빔 인 서울 공식 사이트 [본문으로]
- 예를 들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이 있겠다. [본문으로]
- 여담이지만, 비빔 인 서울의 프로그램북은 여지껏 봤던 프로그램북 중에서 가장 만듦새가 괜찮았던 것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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