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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책, <유토피아> - 고전읽기의 즐거움

  • 2011.10.25 06:30
  • Culture/책(Book)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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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토피아
토마스 모어 지음, 펭귄클래식 코리아[각주:1], 2008

  내가 충동구매를 하는 것 중에서 무엇이 많냐고 물으면 단연 책이 압도적 1순위다. 혹자는 그래도 책이면 양호하다고 말할지 모르나[각주:2], 요즘은 책값도 만만찮은게 현실. 왜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이야기를 하느냐... 결국 대표적인 지름의 산물이 이 '펭귄 클래식'이다. 소셜커머스에서 10권들이 세트를 구매. 문제는 이렇게 있다간 전권을 모으기 시작할 것 같다는 것이다.

교유명사화된 책
   우리가 '유토피아'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열이면 열 '이상향'(혹은 이에 준하는) 즉답이 돌아올 것이고, 연이어 책 이름이라는 대답이 나올 확률도 높다.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을 물으면 어떨까? 방금의 즉답과는 다른 양상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대다수는 물론 유토피아가 무슨내용인지 안다. 토마스 모어가 이상향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기술해 놓았다는 것.

  그러나 이게 실제로 책을 읽어보고 나서 하는 말일까? 점점 심층된 질문이 나올 수록 전의 즉답은 그 기세를 잃기가 쉽상이다. 그렇다. 우리는 어깨너머로 본 고전이 너무나 많다. 책을 직접 읽지 않고 다른 형태를 통해서 수용한다. 여기서 문제는 그것으로 이 책을 모두 읽은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타령은 이만하고 책 내용을 직접 보자.

  생각외로 책은 얇다. 펭귄클래식에는 꼭 서문이 포함되어있는데, 유토피아의 경우 그 서문이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 내용으로 본다면 그다지 많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토마스 모어의 '소책자'라는 표현이 가장 이 책의 분량을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짧은 소책자의 어떠한 부분이 이 책을 하나의 고유명사화 시켰는가?

이상향
  우선 <유토피아>에는 토머스 모어가 실존인물처럼 등장하지만 모어가 직접 이상향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많은 모험을 떠나온 사람의 입을 빌려 자신의 이상향에 대해서 언급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이상향은 무엇일까 무척 다방면으로, 그리고 세세하게 소개되어있어 하나하나 말하기엔 양이 너무 많다. 하지만 분명 이상향의 한자락을 보이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입장에서도 <유토피아>에 등장하는 '유토피아'가 이상향일 수 있을까? 대답은 단연컨데 '아니오'다. 이들이 말하는 이상향은 결국 그 당시에 어느 사람이 꿈꾸는 하나의 세계일 뿐이다. 일례로 유토피아의 국민은 여행을 갈 때, 신고를 하고 움직여야한다. 나는 이것을 보고 북한생각이 퍼뜩 들었다.

  또한, 모든 사람이 한가지 스타일의 옷을 좋아하고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니. 나 역시 스타일과는 담을 쌓은 인간이지만 스타일은 어찌보면 자기 개성표현의 욕구이다. 토마스 모어는 이상향을 빌려 이 욕구를 잔인하게 거세해버리고 만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과연 행복한가? 이들이 믿는 행복자체가 거짓된 행복이 아닌가?

  더불어 서문에서 '유토피아'라는 존재는 긍정적인 이상향의 상징이 아니라 타락한 유럽 사회에 대한 '부정적 공격'이라고 서술하였는데, 그 표현이 꼭 옳은 것 같다. 유토피아는 그 당시 사람에게도 영원한 이상향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내가 그 당시의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

고전읽기의 즐거움
  결국 내가 <유토피아>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주제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지만 '고전읽기의 즐거움'이다. 이전에 <카르멘>에 대해 썼을 때(링크)에도 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고전을 어깨너머로 보고 그것을 읽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잡아주기 위해서는 직접 그 책을 읽어보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유토피아>를 읽기 전에는 단순히 '이상향' 그리고 '토마스 모어의 책'이라고는 주워넘겼겠지만, 이 책이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만약 대답을 요구받았다면 모른다고 하거나 남에게서 주워온 지식을 다시 주워넘기며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아무튼 내 오류를 지적해 주기도 하였고 내용 역시 깊게 생각해볼 여지를 남겨주었다는 점, 그리고 고전읽기의 즐거움을 깨우쳐 주었다는 점에서<유토피아>는 무척 훌륭한 독서였다. 물론, 앞으로 남은 책은 언제 읽을까... 하는 걱정은 제쳐두고서라도 말이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책, <카르멘> - 잡을 수 없는, 바람 같은
- 연극, <미소-춘향연가> - 외국인을 위한 퍼포먼스 극
- 책, <밑줄긋는 남자>
- 창극, <춘향 2010> - 신선한 경험
- 책, <용의자 X의 헌신> - 특이한 플롯의 즐거움



  1. (주)웅진싱크빅이 세계적인 출판사 펭귄 그룹과 합작한 것이라고 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본문으로]
  2. 그래서 2순위가 전자제품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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