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춘향>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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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아입니다.오늘은 블랙데이(?!)를 맞이[각주:1]해서 다녀온 연극 <미소춘향> 시사회 후기를 남겨보고자 합니다. <미소춘향>이라고 하시면 기억나시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미소춘향>은 제가 작년에 보고 후기를 남긴 바 있는 연극입니다. (링크)
링크를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꽤 혹평(?!)을 한 연극이었는데요. 덧붙여 링크 글 하단에 비교적 최신 댓글로 일반시사회 초대 댓글이 달려있습니다. 실제로 미소와 관련된 ‘추억’을 갖고 있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만, 리뉴얼이 되었다는 소식에 안가볼 수가 없겠죠. 시간을 비우고 블랙데이날 짜장면을 한 그릇 제껴주고(!) 정동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정동극장.
(달라진 포스터)
지난번과 약간 달라진 포스터가 있던 정동극장입니다. 역시 티켓박스 오픈시간보다 일찍 와서 정동극장 내에 있는 카페인 길들여지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티켓박스가 오픈하는 시간에 맞춰 티켓박스로 이동했습니다. 지난 번 방문 시에는 그저 일반 관람이라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대부분이 시사회 관객이라서 그런지 까딱했으면 저 뒤로 밀릴뻔했어요.
그런데 티켓박스에 시사회 줄과 일반 표를 따로 세우더라구요. 이걸 차별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시사회 날 일반 관객을 받는다는게 조금 의아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시사회=무료'라는 공식을 세우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시사회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돈내고 보러온 관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저 같으면 무척 불쾌했을 것 같은데요... 저만 그런걸까요?
(미소시사회 포스터)
아무튼 표를 받고 나면 프로그램북과 설문조사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북이 시즌1의 프로그램북이더군요.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시즌2에선 내용이 많이 바뀌었는데 이걸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그램 북을 받아들고 다시 카페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에 맞춰 들어갔습니다.
(지난 번 보다는 조금 앞좌석이었습니다.)
지난 번에도 무척 좋은 좌석에 앉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무척 좋은 좌석에 앉은 느낌이었습니다. 무대와 같은 높이에서 볼 수 있는 좌석이었으니 정말 좋은 좌석이죠^^;?
연극, 그리고 이벤트 타임
연극을 보고나서는 약간의 이벤트 타임을 통해서 상품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음.. 정동극장에서 모집하여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는 서포터즈[각주:2]가 사회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뭐... 이런 행사 진행이 쉽지 않고, 돌발상황이나 여러가지 상황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사회 못봤다는 이야기는 차마 하지 않을께요...)
대본도 준비하셨을텐데, 조금 더 매끄러운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도 너무 급박하게 끊고 제대로 정리를 못한 느낌이 들어서 만족도를 많이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네요.
관객과의 대화
그리고 질문을 남기고 그냥 가버린 관객도 있었는데, 그냥 가버린 관객의 문제(실제로 문제는 아닙니다.) 이전에 제대로 공지를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배우분들을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대사는 노래하시는 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점도 무척 즐거운(?!) 기회였구요.
(그래요, 편애를 숨기지 않겠습니다.)
여러가지 질문 중에서 연출부터 배우가 답하고 싶은 것을 한 가지씩 뽑아서 답변하고, 이후에는 자유질문이 있었는데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던터라 저는 질문을 하지 못했습니다.
꽤 기억에 남는 질문들이 있어서 급하게 요약한 것을 바탕으로 복원, 정리를 해두었으니 한번쯤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Q1. (연출) 전통공연의 지루함을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는가?
A. 이번으로써 3번째 리뉴얼을 하였다. 많은 부분이 변화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소리'를 바꾼 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 같다. 반응을 살펴보면 해외 관객들 중에서 판소리의 통성[각주:3]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다. 해외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줄이고 아름다운 우리 민요조를 많이 넣으려 하였다.
또한 젊은 사람들을 타겟하여 '신국악가요'적 요소를 살리고 싶었고, 이것은 주제가에 반영되었다. 그래서 주제가는 민요풍과 가요적 요소가 공존하도록 하였다. 10장가의 경우엔 판소리였다.
통성 외에도 우리의 소리엔 아름답고 고운 소리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색의 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또한 아프리카 등지의 빠른 리듬을 접목시키려 하였다. 이러한 리듬은 어찌보면 우리의 문화와도 맥이 닿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빠른 리듬에 우리 무용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하였다.
Q2. (연출) 왜 제목이 '미소'인가?
A. '미소(美笑)' 춘향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관광문화상품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을 타게팅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관광문화상품의 이름이 자주 바뀌는 것을 관객들이 혼란스러워하며 여행사 같은 곳에서도 선호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전통문화공연 브랜딩 작업의 일환으로 극단의 모든 인원이 숙고하여 결정한 이름이 '미소(美笑)'다.
덧붙여, 미소는 돌아갈 때 미소띤 얼굴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졌다.
Q3. (무용) 지난 시즌과의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우선 슬로건을 '더 아름답고, 즐겁고, 강력하게'로 잡았다. 원작에 충실하되, 다양한 요소를 접목시키려고 노력했다. 한편으로는 훼손되지 않는 우리의 것을 찾고 싶었다.
전체 내용은 약 80%정도가 리뉴얼 되었는데, 이는 삼각구도의 완성도를 높일 의도가 있었으며, 비극에서 시련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싶었다. 여기에 등장한 무용 등은 80%이상 창작된 부분이다.
Q4. (몽룡 역) 연습량은 어느 정도나 되는가?
A. 무척 많은 편이다. 여러분은 우리가 얼마만큼 연습할 것 같은가? (대답을 들은 후) 15시간? 정말 잠만 자고 연습만하라는 말인가? 밥도 안먹고?!(일동 웃음) 기본적으로 거의 밥먹고 온 종일 연습을 하며, 연습하다가 제대로 씻지못해서 꾀죄죄하면 들어가서 씻고오라는 이야기에 하루정도 쉬었다.
(제게 연기 등을 가르쳐주신-복원자 주) 스승님께서는 석달열흘을 꼬박 연습을 하면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는 그렇게까지는 연습을 못했고 2개월정도는 꼬박 연습을 하였다.
Q4-1. 옷은 빨아 입는가?
A. 물론이다!! 매번 빨아입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기마다 빨아 입는다. 옷에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라 단벌 옷인데, 1년을 공연하고 나면 나중에 옷이 많이 헤져서 기워넣은 곳이 많다.
Q5. (변학도 역) <미소춘향>에서 가장 명장면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A. 지난 시즌에 비해 변학도의 비중이 많이 줄어서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뽑자면, '10장가'를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10장가란, 춘향이 곤장을 맞아가면서 대답의 형식을 빌어 자신의 속내를 직설적으로 표출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변학도는 춘향의 마음을 가질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Q6. (춘향 역) 실제 몽룡과 학도 중에서 선택하라면 누구를 택했을 것 같은가?
A. 실제로 두 분은 다들 기혼이시라서 별로다. 지난 시즌에서는 학도 쪽으로 마음이 많이 쏠렸었는데 (몽룡 좌절 - 복원자 주) 이번 시즌에서는 몽룡이 많이 멋있어졌다.
Q7. (사물) 극 중에 참여하는 관객을 뽑는 기준은 무엇인가?
A. 아무래도 관광상품이기 때문에 외국인을 위주로 뽑는다. 외국인을 위주로 뽑았을 때, 입소문도 잘 나고 <미소춘향>에 좋은 인상을 갖기 쉽기 때문이다. 꼭 특별하게 참여를 원한다 하시면, 예매 후 어느 자리에 앉는다고 게시판에 글을 올려주시면 적극 고려하도록 하겠다.
Q8. (기악) 지금껏 공연하면서 실수는 없었는가?
A. 물론 있었다. 더군다나 <미소춘향>은 100% 라이브이기 때문에 더더욱 많았다. 공연 중에 줄이 끊어지는 것은 예사요. 너무 많아서 일일히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기악은 전면에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고 뒤에서 연주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한 번, 이동하게 되는데 그 때 쥐가 나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작은 소리로 부르면 다른 사람들이 질질 끌고 내려가기도 한다. (웃음)
Q8-1. 무용에 비해서 비중이 적은 사물, 기악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임하는가?
A. 사물 : 아무래도 그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물의 경우에는 꽤 여러가지 장면에서 다양하게 등장한다. 포졸역할도 했었고 창 들고 엿보기도 했었다. 관심을 가지고 봐달라.(웃음)
기악 : <미소춘향>은 모두가 함께 있어야 의미를 갖는다. 어느 하나가 빠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뒤에 보이지 않게 있어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Q9. (연출) <미소춘향>은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고 했는데, 내국인을 상대로 어떤 홍보를 하는가?
A. 우선 사랑티켓 등을 통한 객석나눔을 한다. 또한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 <미소춘향>이 정식으로 인가를 받고 '정동극장'이 전통공연전용 극장으로 지정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작년에 겨우 인가를 받아서 진행을 하고 있는데, 아직 홍보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좋은 지적을 해주셨다.
그래서 이와 같은 일반 시사회를 진행하려고 한다. 올해 말에 아마 다시 여러분들을 모셔서 공연을 선보일 것 같은데, 그 때는 또 다른 <미소춘향>이 있을 것이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다시 또 보완할 것이다. 그만큼 열심히 할테니 여러분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
Q10. (연출) 왜 '춘향전'을 선택하였는가?
A. 우선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미소춘향>은 '관광문화상품'이다. 그러므로 해외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만국 공통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를 찾다보니 '사랑'이야기를 찾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이야기도 무척 욕심이 난다. 하지만 극장이 작다보니 표현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복층 구조로 만들고 작게나마 물을 흐르게 하여 개울 장면을 표현한 것은 그 욕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셔도 좋다.
곁다리 질문까지 포함해서 한 12개정도의 질문을 주고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질문타임이 끝나고 아쉽게 모든 행사를 마칠 시간이 되었지요.
(소정의 기념품)
소정의 기념품을 받아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것으로 <미소춘향>의 프로그램북은 2권이 되었네요 -_-;;; 이거 어떻게 써먹을 수도 없고 말이죠...^^;
소감
이번 행사를 통해서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다음과 같은 부분을 짚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행사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자꾸 맥이 끊기기도 했구요. 질문하면서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아서 좀 거슬렸습니다.
2. 행사 준비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일찍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티켓박스 오픈 때부터 부랴부랴 준비를 하는 모습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손(客)을 불렀으면 이르기 전에 준비를 하는 것이 우리 미덕 아니었던가요...^^?
3. 팬 서비스가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공연을 마친 배우들은 힘들고 지쳤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다른 공연처럼 포토타임이나, 프로그램북도 줬는데 사인회라도 한번 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관객들의 충성도도 더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구요.
약간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초대를 거절하지 않고 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사회 자리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중간에 살짝 건너간 <미소춘향>의 감상을 적는 일이 남았네요. 이 부분은 조만간 정리를 해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블랙데이 날 무척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온 것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럼, 지금까지 <미소춘향> 일반관객시사회에 다녀온 후기의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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