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텝업4:레볼루션> - 기승댄스!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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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텝업4:레볼루션
스콧 스피어 감독, 라이언 구즈먼, 캐스린 맥코믹 주연, 2012
스콧 스피어 감독, 라이언 구즈먼, 캐스린 맥코믹 주연, 2012
기회가 닿아서 <스텝업4:레볼루션>을 시사회를 통해 관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 퇴근하고 부랴부랴 명동으로 향했습니다.
스텝업 시리즈를 보지 않은 상태로 덜컥 4번째를 보려니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론 꽤 흥미롭게 봤는데요. 그래서 개봉 전 짦막하게 감상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Step Up!
하지만 한 주인공이 계속해서 나오는 일대기적 시리즈라기 보다는, 비슷한 구조를 사용하고 배우들이 바뀌는 일종의 '브랜드'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한 설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스텝업 시리즈들)
동일 구조의 반복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모든 문제는 '춤'으로 시작해서 '춤'으로 해결이 납니다. 그러다보니 '스텝업' 시리즈, 그리고 <스텝업4:레볼루션>은 구조적으로 썩 아름다운 영화는 아닙니다. 주인공이 고뇌하는 일이나 사랑이 춤 열심히 춘다고 해결되는 세상은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일말의 현실감을 날려버립니다. 아름다운 세계입니다만, 있을 수 없는 세계죠.
(춤 추는 걸로 모든 게 해결되는 아름다운 세계, <스텝업>
지난 '스텝업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대 주제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하위 구조의 경우 점점 무대가 커지는데요. 처음엔 비교적 단순한 갈등구조에 학교 내에서의 일을 소재로 했다고 합니다. 이번 <스텝업4:레볼루션>에선 '플래시 몹'을 소재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가 하위 주제로 등장하는데요. 확실히 무대가 커지긴 했습니다.
이 구조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텝업>이라는 영화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에 자칫 '사회적 문제'를 다룬 소재나 구조가 너무 가볍게 보이진 않을까하는 걱정은 좀 되더라구요. 그리고 한편으로, 이후 후속작이 또 나온다면 이제 어떤 무대를 구성할 것인지 걱정이 되었습니다.(너무 판이 커져서요^^;;)
군무
세세한 군무에 대한 느낌은 제가 글자로 표현하기에 적절치 않고 오히려 감상에 방해가 될 뿐이라 적진 않겠습니다만, 단순히 중구난방으로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매력적이었던 군무들)
다만, 영화가 군무의 스케일을 점점 키우는 바람에 말미로 갈 수록 의미가 퇴색되어 보이고, 너무 힘이 들어가서 폼만 잡는 듯한 모습의 군무가 등장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개인의 취향도 반영이 되는 것이지만 단순히 화려하다고 눈을 다 사로잡는 것은 아닐텐데요. 이른바 '절제의 미학'이라는 게 없어서 뒤로 갈 수록 좀 아쉽지 않았나 싶습니다.
플래시 몹
물론, 정확히 이야기하면 <스텝업4:레볼루션>에 나오는 행동을 플래시 몹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The MOB'의 퍼포먼스는 익명성을 바탕으로 잠시 만나는 것도 아니고, 유희라는 목적 외 무목적이라는 대원칙[각주:3] 역시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정확하게 이들의 행동은 플래시 몹이라고 부를 수 없지요. 다만, 퍼포먼스가 플래시 몹과 방법론 적인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볼 수는 있겠죠.
(방법론 적으론 플래시 몹과 유사합니다.)
자칫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어 소재를 이렇게 차용하는 것이 좋은 방향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영화의 재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본다면 무척 긍정적인 차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타겟이 권위적인 자본이나, 미술 권력 등이며, 치밀하게 계획하여 멋지게 공연을 보여주고 바람같이 사라지는 것을 관객들은 보게 되는데요.
공연, 즉 군무도 충분한 즐거움을 주지만 스릴감과 더불어 기존에 세워진 권위를 무너뜨리는 데 동참하는 것 같은 카타르시스까지 체험하게 되지요. 재미를 목적으로 한다면 이 소재의 활용은 무척 성공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목적
춤을 통한 볼거리 제공, 그리고 이를 통한 즐거움. <스텝업4:레볼루션>은 이를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구조도, 현실성도, 전부 다 말이죠.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스텝업> 시리즈가 찾은 자신의 위치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시리즈를 유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유투브에서 십만 달러를 왜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퍼포먼스를 보고 있으면 준비과정에서 십만달러는 훌쩍 썼을 것 같다는 느낌. 이런 것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을 보고 그것을 즐기는 것. 그것이 <스텝업> 시리즈를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스텝업4:레볼루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보고, 즐기세요. 그러면 된겁니다.
(Just Dance!)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부제목의 기승댄스는 기승전결을 차용한 표현으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춤으로 시작해서 춤으로 끝난다는 것은 비유한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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