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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영화, <간기남> - 겨우 캐릭터가 살려낸 영화

  • 2012.08.01 06:30
  • Culture/영화(Movie)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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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간기남.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간기남
김형준 감독, 박희순, 박시연 출연, 2012

  월말-월초 바쁜 틈이라 느즈막히 감상한 영화 포스트들입니다^^; 시의성이야 국 끓여먹은 블로거다보니... 이해해 주시겠죠 ㅜ_ㅜ?



뻔한 스토리, 뻔한 전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서, <간기남>의 스토리는 진부합니다. 사건을 맞아 제한된 시간 안에 진범을 쫓는 나름의 과정을 거치지만 이 흐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있게 뻔합니다.

  애초에 사건이 다른 용의자가 끼어들 일이 없던 사건이었기에 계속 유력한 용의자인 김수진(박시연 분)을 범인인지 아닌지 저울질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보여줄 수밖에요. '분량확보를 고민해서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그 과정이 답답하고 지루하게 이어집니다. 증거물로 삼을 것도 애초에 많지 않았구요.

  이미 결론 다 난 이야기를 질질 끌어가는 전개가 사실 썩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간기남.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개인적으로 이 장면 이후로 별로 안궁금해졌습니다...)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
  줄거리와 구조에 대한 이야기만 보면 '암담'해 보이는 <간기남>을 살리는 것은 소재와 캐릭터입니다. 먼저 소재를 보죠. <간기남>은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의 준말입니다. 강선우(박희순 분)는 간통을 전문적으로 잡아내던 형사였지만, 피해자와 안 좋은 소문이 나 정직을 당하고 부업으로 간통전문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는 살인사건이 '간통'과 연결되어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소재의 특이성도 딱 여기까지입니다. 실제 사건으로 넘어가면 소재가 더이상 '특이하게' 쓰이지 않아요. 기껏해야 말미에 '자신은 간통은 안하는 주의'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부각될 수 있을까요?[각주:1]

  실제로 영화에 재미를 부여하는 것은 캐릭터입니다. 주연인 강선우 역을 맡았던 박희순은 정말... 이제 팬 될까싶을 정도였습니다. 시쳇말로 대사가 짝짝 붙는다고 하죠? 그런 느낌이 이건가 싶더군요. 대사도 재미있고 연기도 잘 합니다. 영화는 정말 박희순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희순마저 흐리멍덩했으면 단언하건데 <간기남>은 최악의 영화가 되었을 겁니다.

영화 간기남.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박희순이 이 영화를 살렸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음으로 기풍 역에 이광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원더풀 라디오>(링크)에서 등장했을 때, 꽤 괜찮게 보았고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도 비슷한 역할로 나와 '영화에서 간간히 보이네?'라고 생각했었는데[각주:2] <간기남>에서도 괜찮은 연기를 보여줘서 놀랐습니다.

  <간기남>에서 이광수는 약간 자폐기질이 있는 잡범출신(?!)으로 영화에서 강선우의 조수로 큰 역할을 합니다. 캐릭터 자체도 독특한데, 포인트를 잘 잡았고 연기도 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분량이 확보되었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간기남.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기풍 역의 이광수)


  마지막으로 동료경찰들은 흔히 '명품조연'이라고 하죠. 감초연기를 맛깔나게 했습니다. 대사나 행동이 하나하나 개성있어서 이들 역시 언급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엔 좀 아까운 역학을 맡아준 것 같아요.

  그런데 김수진 역의 박시연의 연기는 사실 좀 아쉬웠습니다. 약간 여담이지만, 지난번 영화 <은교>(링크)에서 소위 '성인영화'에 대해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기에 <간기남>도 포함되는데요. 박시연의 노출이 있다는 마케팅으로 관심을 모았었습니다. 그런데 그거 기대하고 가신 분들은 (당연하지만) 많이 실망하셨을 거에요.

  박시연이 노출을 하는 컷은 두 장면이나 될까 말까에 그나마도 길지 않았었지요. 오히려 조연을 맡은 배우가 더 노출수위가 높고, 길었습니다. 자,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요.(!?) 영화에 대해 광고를 할 때 '한국판 원초적 본능'[각주:3]이란 말을 사용했었는데요.

영화 간기남.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조금 아쉬웠던 박시연)


  박시연이 '섹시'하다는 것은 인정하더라도 그 밖의 '원초적 본능'스러운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허리라인에 거무죽죽하게 선 몇 개 그어놓고 폭행당한 흔적이라고 하는 부분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또한 어째서 계획을 세웠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 영화가 끝나고 '다른 흑막이 있는건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박시연의 연기 자체도 그랬지만 연출도 그다지 박시연을 돕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릭터로 겨우 본전은 한 영화.
  캐릭터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그도 그럴 것이 그 외에는 볼 게 없습니다.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웃고, 캐릭터가 헐벗으면 '오~'하고. 그러고 끝나는 영화입니다. 참신하게 가져갈 수 있었던 소재를 무성의한 연출로 그럭저럭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평가일까요?

  오래지 않아 케이블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캐릭터로 겨우 본전은 한 영화. 그게 결국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영화 간기남.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그래도 박시연은 예쁘니까 한 컷 더...)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영화, <은교> - 나의 영원한 처녀
- 영화, <원더풀 라디오> - 아류작의 틀을 깨지 못해서 아쉬운
- 영화, <의뢰인> - 꽤 신선해 보이도록 포장한 평범한 영화
-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 영화,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1. 그러나 간통(姦通)이 배우자가 있으면서 배우자 아닌 다른 사람과 자발적으로 하는 성교를 의미한다고 치면 이미 갈 데까지...(...) [본문으로]
  2. 실제로 <내 아내의 모든 것>이 <간기남>보다 이후에 개봉했습니다만, 제가 호핀 서비스로 관람했던 터라 순서가 좀 뒤바뀌었어요. [본문으로]
  3. 사실 이 순간 우리는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가장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받은 것이 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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