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 시리즈의 완성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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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앤 해서웨이 외 출연, 2012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앤 해서웨이 외 출연, 2012
이미 말씀드렸던 내용이지만, '시네마 데이'(링크) 행사를 통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고 왔습니다. 개봉 전부터 화제작이었고, 예매 전쟁(?!)을 불러일으킨 녀석이라서 많은 분들이 보셨으리라 믿습니다.
시네마 데이 후기 이후 반박자 늦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 감상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갖는 영화에 대해서 글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쓰기도 전에 부담이 되는 글이라 쓰면서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열심히 정리하여 업데이트 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이 이하로 스크롤을 내리는 것을 자제하여 주시고, 영화를 보셨다면 가볍게 봐주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3부작의 완결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이어지는 큰 흐름 속에서 놀란 감독이 한 갈래로 이어지는 주제를 담으려 했다는 점과 그리고 자신의 모든 영화의 구조적 유사성을 추구하려 한 점이 놀란 감독의 배트맨이 배트맨 팬과 놀란 감독의 매니아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닌가 싶었습니다.[각주:1]
(드디어 완결입니다.)
구조적 유사성
해당 포스트에서는 <인셉션>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출연하는 배우가 많이 겹친다는 점에서부터 유추가 시작되는데요. 그로부터 시작되는 유추에 무척 공감했습니다. 제가 놀란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팬'까지는 이르지 못해 같은 유추는 할 수 없겠지만 유추의 방향성을 보고 무척 놀랐고 그리고 공감했습니다.
인셉션과의 구조적 유사성을 논하는 것은 이미 등장했기에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구조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배트맨 비긴즈>부터 시작된 이른바 '배트맨 트릴로지'는 이번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완결이 되어야 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자체 영화의 구조도 신경을 써야겠지만, 트릴로지의 마무리 역시 신경 써야 하는 이래저래 좀 어려운 난이도(?)의 영화였겠지요. 저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구조적 완성도를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여기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짚고 싶은 것은 영화의 사건들이 조금 뚝뚝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의 리듬도 조금씩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런데도 런타임이 어마어마한 것을 생각해본다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음으로 악당의 존재가 아쉬웠습니다. 특히 '베인'은 기대 한만큼 실망이 컸어요. 코믹스에서 베인은 최초(?!)로 배트맨의 척추를 부숴 배트맨을 저지(?!)한 캐릭터고, 영화에서도 이 장면을 그대로 가져와 배트맨의 척추를 부러뜨려 버립니다. 영화에서는 이 상태에서 배트맨이 이를 회복하고 다시 결말을 짓지요.
베인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의 정체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고, 배트맨의 비밀 무기 역시 탈취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지요. 그리고 완력으로도 베인은 배트맨보다 우위에 서 있었습니다.[각주:2] 험상궂은 외모와는 다르게 머리도 좋은 만능(?!) 캐릭터이죠.
(알고보면 만능캐릭, 베인)
그러나 베인이 돋보인 이유는 단순히 힘과 지혜가 배트맨보다 우위에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원래 베인이 배트맨의 척추를 부수는 것은 단순히 다른 악당들처럼 배트맨을 제거하여 자신의 이권을 갖기 위하고자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데요. 코믹스에서 베인이 배트맨을 이기려고 하는 것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 아닌데요.
영화에서도 베인은 단순히 이익에 사로잡혀 움직인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배트맨에게 도전, 결국 단발성이나마 승리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나 후반에 가서 그 의미는 급격하게 퇴색합니다. (잘못된 방향이고, 기만이었지만) 혁명가라는 캐릭터에서 순정마초 로맨티스트[각주:3]로 위치가 추락하면서 베인의 이미지는 급격하게 빛을 바랍니다. 그리고 그 말도 안되는 퇴장이라니요.
캐릭터의 성격이 오염된 순간부터 처치 곤란한 캐릭터가 되어버리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졸개 마냥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배트맨의 회복 과정 자체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주제적 측면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부분이고, 구조적 측면에서도 조력자를 만나는 구조[각주:4]는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배트맨이 주먹 몇 방에 치료가 되어 수 개월 동안의 노력으로 지난 8년의 갭을 깨고 복귀하는 게 그다지 현실적이진 않다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상황이 좀 작위적이란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머리로는 필요한 부분임을 인지했지만 자꾸 마음 한 켠에서는 군더더기 같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더군요...
주제, 두 가지의 키워드
그렇다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있을까요? 전 두 가지 키워드로 '죽음에 대한 공포 인지'와 '일반 영웅들의 탄생'을 생각했습니다.
우선 '죽음에 대한 공포 인지'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는 조금 적나라하게 등장합니다. 브루스 웨인이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회복 중이던 그 곳에서 의사가 웨인에게 직접 해주는 말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정확한 대사를 기억하진 못하지만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안전줄을 매달고 가지 말아라. 죽음에 대한 공포가 너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와 비슷한 뉘앙스로 기억합니다.
이전까지 두려움의 극복만을 쫓아 '죽음마저도 두렵지않다'는 웨인에게 이 화두는 신선한 화두였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구요. 어느 순간 두려움을 무조건 넘어서야 할 대상으로 여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어찌보면 인간에게 있어 근원적인 공포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배트맨 비긴즈>와 주제적으로 맞닿아있고, 이 지점부터 배트맨 시리즈 내내 계속되어오던 '두려움'에 대한 화두를 잘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을 극복, 아니 인정한 배트맨)
다음으로 '일반 영웅들의 탄생'을 살펴보겠습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초인적) 영웅의 탄생을 그렸다면 <다크 나이트>에선 그 영웅의 내면을 보다 깊이 있게 탐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크 나이트>에서 '양면성'을 가진 다크 나이트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배트맨은 하비 덴트를 화이트 나이트(백기사)로 내세워 고담시의 진짜 영웅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이 화두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우리 주변의 일반인들에게 초점을 맞춥니다. 대표적인 예로 부 경찰청장이 있지요. 베인에게 굴복해버린 모습을 보입니다만, 배트맨의 표식을 보고 후에는 자신의 소임을 다하게 됩니다. 그리고 경찰과 반란군(?)의 난전도 이 키워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회를 정상적으로 돌리기 위해 초인적 영웅의 싸움도 중요하지만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스스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하며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두 '영웅'이라는 것이 제가 느낀 또 하나의 키워드였습니다.
(자기에게 최선을 다했던 존 블레이크)
제가 느끼기에 주제적인 면에서 흠잡을 부분은 크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작 <다크 나이트>에서 늘 보여주던 철학적인 무게감은 아무래도 조금 덜한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다크 나이트>를 좋아하셨던 분께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조금 못미치는 영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배트맨 비긴즈>를 좋아하셨다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도 마음에 드셨을테고요.
좋은 마무리
아, 그리고 첨언하자면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를 뒤늦게나마 복습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꽤 많은 부분에서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으리라 싶습니다.
(야, 이거 놓으라고...)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다크나이트 라이즈 시네마데이'를 다녀왔습니다.
-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 영화, <어벤져스> - 고민할 필요가 없다.
- 영화, <트랜스포머> - 볼거리와 스토리의 균형
-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 잘 만들어진 히어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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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벤져스> - 고민할 필요가 없다.
- 영화, <트랜스포머> - 볼거리와 스토리의 균형
-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 잘 만들어진 히어로물.
- 덧붙여 이 의도를 대중이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를 잘 조절했다는 것도 포함되어야 하겠죠. [본문으로]
- 배트맨이 8년간 쉰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요. [본문으로]
- 여기에 로리콘, 페도필리아, 찌질이... 등도 덧붙일 수 있겠군요 -_-; [본문으로]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리뷰의 영웅의 통과의례형 구조와 관련이 있습니다. [본문으로]
- 여담이지만, 어떤 의미로 '배트맨'이란 영웅이 '트라우마 덩어리'라는 특징이 있다보니 놀란 감독 입맛에 잘 맞겠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드네요^^; [본문으로]
- 이 점도 약간 논란은 있었지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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