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역을 누르면 첫 페이지로 이동
레이니아 블로그의 첫 페이지로 이동

레이니아

페이지 맨 위로 올라가기

레이니아

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연극, <카르마> - 전통의 흥미있는 재해석.

  • 2012.11.19 06:30
  • Culture/연극(Drama)
글 작성자: 레이니아
반응형
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르마
권은정 연출, 2012

  상당히 예전에 보고 온 카르마 후기입니다. 남긴다, 남긴다. 해놓고 이제서야 남기게 되네요...ㅜ_ㅜ

Karma
  상당히 오랜기간 상연 중인 <카르마>입니다. Karma. 무척 유명한 단어죠? 범어로 카르마는 업, 업보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범어로 된 제목과는 다르게(?!) <카르마>의 배경은 우리 전통 문화와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왜 '카르마'냐구요? 조금 많이 건너 뛴 감이 있으나,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범어로 쓰인 용어는 불교로 흡수되어 우리나라로 건너오게 되었거든요.

  <카르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연극의 대사가 존재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카르마>는 논버벌 퍼포먼스극이 되겠습니다. 퍼포먼스극에 대해서는 몇 번 다른 글을 빌어 특징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자연스럽게 그 서사가 단조로워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퍼포먼스 극은 볼거리에 충실해야 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볼거리에 충실하였는가?
  자연스럽게 '볼거리에 충실하였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카르마>를 보면서 여태까지의 퍼포먼스극을 생각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요. <카르마>는 제게 기대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하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거울조각을 붙인 옷과 그림자와 싸우는 장면, 그리고 배경이었습니다.

  거울 조각을 붙인 옷을 입고 정면의 조명을 받아서 빛을 산란시키는 효과는 관객의 눈을 크게 고려한 연출은 아니었지만 ,무대를 화려하게 표현하는 데 굉장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 외에도 각 배역들이 입고 있는 옷이 굉장히 한국적인 느낌을 표현하면서도 세련되고, 또 화려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림자와 싸우는 장면은 사전에 녹화한 실루엣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었는데요. 영상이 화려하다, 뛰어나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그림자와 싸울 때 합이 딱딱 맞는 배우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어요. 많은 연습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배경입니다. 장면이 바뀌거나 인물의 심정이 바뀔 때, 뒷면에 사군자를 붓으로 그리는 퍼포먼스가 있습니다. 그리는 사람은 창호지에 가려서 누군지 알아볼 수는 없는데요. 즉, 그린 이는 관객들이 볼 수 있게끔 좌우 대비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니 실력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흥미로운 극적 구성과 소품
  <카르마>의 설정은 우리 전통의 요소를 잘 차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동양 전체를 아우르는 요소인데요. 그것은 바로 음양오행입니다. 기본적으로 온 우주가 음양과 오행으로 구성되어있다는 음양오행설인데요. <카르마>에서 음양은 태양으로 대변되는 양(陽)과 달로 대변되는 음(陰)이 각각 카리스와 아리아라는 신으로 대표되어있구요.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까지 5방위를 각각 오행과 맞추어 황룡(중앙), 청룡(동), 백호(서), 주작(남), 현무(북)과 연결시켰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나오는 광대가 황금옷을 입고 있어서 황룡역을 맡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공식홈페이지를 찾아보니 태양의 신 카리스가 동시에 황룡과 동일한 존재로 설정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음양오행은 예전부터 쓰여오던 전통 문화요소입니다. 사신(四神)이야 당연히 그렇구요. 이 사신은 각각 인의예지(仁義禮智)와 대응하여 우리나라 서울의 4대문의 이름을 붙일 때 활용되었습니다. 사실 중앙까지 5개 인데요. 중앙은 신(信)과 대응되었습니다.

  중앙의 신(信)은 보신각(普信閣)과 이어지구요. 청룡이 맡는 동쪽은 인(仁)으로써 동대문, 즉 흥인지문(興仁之門)과 이어집니다. 백호가 맡는 서쪽은 의(義)를 나타내며 대문, 돈의문(敦義門)이 되구요. 주작이 맡는 남쪽은 예(禮)로써 남대문의 이름 다 아시죠? 숭례문(崇禮門)이 됩니다. 현무가 맡는 북쪽은 지(智)를 나타내며 홍지문(弘智門)으로 불렸습니다만, 현재는 숙정문 혹은 숙청문으로 불리고 있어요.


  그 외에도 중간중간 신을 부르는 솟대와 같은 요소들이 사용되어서 볼거리가 상당히 화려했습니다. 솟대 장면도 솟대 자체도 화려했지만 배우들이 펼치는 군무가 정말 화려했거든요.

약간의 아쉬운 점.
  전통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많이 알고 있었다면 <카르마>를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전통문화를 소재로 삼은 경우 외국인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따라서 이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도록 사전에 제공하는 정보의 량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다보니 너무 극이 밋밋하다는 점은 감수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중간에 장면 전환을 하면서 이 시간을 메꾸기 위해서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데요. 배우들이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서일까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관객들을 너무 많이 불러서 다양한 활동을 시키는데, 이게 좀 루즈합니다.

  정보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봤었는데요. 공식 홈페이지도 있었음에도 그다지 많은 정보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카르마>에 대한 설명을 무척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서 좀 아쉬웠습니다.

완성도에 대한 딜레마
  이러한 연극에서 좀 더 높은 완성도를 주문한다고 하면 오히려 연극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없애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저래 조금 아쉬운 연극이었지만, 욕심을 내보자면 여기서 좀 더 나은 구성이었으면 좋겠구요. 조금 합리적인 방법을 취하자면, 연극을 볼 때 제공되는 자료나 공식홈페이지를 탄탄히 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카르마 공식 홈페이지(karma.kr)
- 연극, <미소춘향> - 기대해봄직한
- 연극, <두근두근> - 즐거운 논버벌!
- 비빔 인 서울(beVIM in SEOUL) (2) - 이들은 제대로 섞였는가?
- <미소춘향>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반응형

'Culture > 연극(Dra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서툰 사람들' - 서툴다는 것.  (6) 2013.01.09
연극, '쥐덫' - 정극의 신선함  (8) 2013.01.07
할로윈 파티와 함께, 번더플로어 쇼케이스에 다녀왔습니다.  (6) 2012.11.08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사랑, 사랑, 사랑.  (6) 2012.11.05
연극, <골 때리는 그녀> - 원판 불변의 법칙.  (12) 2012.11.01

댓글

이 글 공유하기

  • 구독하기

    구독하기

  • 카카오톡

    카카오톡

  • 라인

    라인

  • 트위터

    트위터

  • Facebook

    Facebook

  •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

  • 밴드

    밴드

  •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

  • Pocket

    Pocket

  • Evernote

    Evernote

다른 글

  • 연극, '서툰 사람들' - 서툴다는 것.

    연극, '서툰 사람들' - 서툴다는 것.

    2013.01.09
  • 연극, '쥐덫' - 정극의 신선함

    연극, '쥐덫' - 정극의 신선함

    2013.01.07
  • 할로윈 파티와 함께, 번더플로어 쇼케이스에 다녀왔습니다.

    할로윈 파티와 함께, 번더플로어 쇼케이스에 다녀왔습니다.

    2012.11.08
  •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사랑, 사랑, 사랑.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사랑, 사랑, 사랑.

    2012.11.05
다른 글 더 둘러보기

정보

레이니아 블로그의 첫 페이지로 이동

레이니아

  • 레이니아의 첫 페이지로 이동

검색

메뉴

  • 전체 글 보기
  • 방명록

카테고리

  • 전체 글 보기 (2525)
    • 새로운 소식(Article) (450)
    • IT (1237)
      • 맥 & iOS(Mac & iOS) (181)
      • 안드로이드(Android) (260)
      • 윈도우(Windows) (95)
      • 블랙베리(BlackBerry) (27)
      • 카메라(Camera) (72)
      • 오디오(Audio) (101)
      • 게임(Game) (53)
      • 액세서리(Accessory) (315)
      • 웹 & 서비스(Web & Service) (131)
    • Culture (352)
      • 영화(Movie) (65)
      • 연극(Drama) (99)
      • 책(Book) (41)
      • 전시(Exhibition) (47)
      • 행사(Event) (100)
    • Hobby (306)
      • 여행(Journey) (71)
      • 음식(Food) (111)
      • 공부(Study) (24)
      • 기타 취미(Etc) (100)
    • Daily (180)
    • 관리 (0)

댓글

반응형

정보

레이니아의 레이니아

레이니아

레이니아

공지사항

  • 공지 - 1. 레이니아 연락처
  • 공지 - 2. 블로그 이용안내
  • 공지 - 3. 저작권 안내

블로그 구독하기

  • 구독하기
  • 네이버 이웃 맺기
  • RSS 피드
Powered by Tistory / Kakao. © 레이니아. Designed by Fraccino.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