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카르마> - 전통의 흥미있는 재해석.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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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르마
권은정 연출, 2012
권은정 연출, 2012
상당히 예전에 보고 온 카르마 후기입니다. 남긴다, 남긴다. 해놓고 이제서야 남기게 되네요...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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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연극의 대사가 존재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카르마>는 논버벌 퍼포먼스극이 되겠습니다. 퍼포먼스극에 대해서는 몇 번 다른 글을 빌어 특징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자연스럽게 그 서사가 단조로워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퍼포먼스 극은 볼거리에 충실해야 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볼거리에 충실하였는가?
거울 조각을 붙인 옷을 입고 정면의 조명을 받아서 빛을 산란시키는 효과는 관객의 눈을 크게 고려한 연출은 아니었지만 ,무대를 화려하게 표현하는 데 굉장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 외에도 각 배역들이 입고 있는 옷이 굉장히 한국적인 느낌을 표현하면서도 세련되고, 또 화려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림자와 싸우는 장면은 사전에 녹화한 실루엣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었는데요. 영상이 화려하다, 뛰어나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그림자와 싸울 때 합이 딱딱 맞는 배우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어요. 많은 연습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배경입니다. 장면이 바뀌거나 인물의 심정이 바뀔 때, 뒷면에 사군자를 붓으로 그리는 퍼포먼스가 있습니다. 그리는 사람은 창호지에 가려서 누군지 알아볼 수는 없는데요. 즉, 그린 이는 관객들이 볼 수 있게끔 좌우 대비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니 실력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흥미로운 극적 구성과 소품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까지 5방위를 각각 오행과 맞추어 황룡(중앙), 청룡(동), 백호(서), 주작(남), 현무(북)과 연결시켰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나오는 광대가 황금옷을 입고 있어서 황룡역을 맡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공식홈페이지를 찾아보니 태양의 신 카리스가 동시에 황룡과 동일한 존재로 설정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음양오행은 예전부터 쓰여오던 전통 문화요소입니다. 사신(四神)이야 당연히 그렇구요. 이 사신은 각각 인의예지(仁義禮智)와 대응하여 우리나라 서울의 4대문의 이름을 붙일 때 활용되었습니다. 사실 중앙까지 5개 인데요. 중앙은 신(信)과 대응되었습니다.
중앙의 신(信)은 보신각(普信閣)과 이어지구요. 청룡이 맡는 동쪽은 인(仁)으로써 동대문, 즉 흥인지문(興仁之門)과 이어집니다. 백호가 맡는 서쪽은 의(義)를 나타내며 대문, 돈의문(敦義門)이 되구요. 주작이 맡는 남쪽은 예(禮)로써 남대문의 이름 다 아시죠? 숭례문(崇禮門)이 됩니다. 현무가 맡는 북쪽은 지(智)를 나타내며 홍지문(弘智門)으로 불렸습니다만, 현재는 숙정문 혹은 숙청문으로 불리고 있어요.
그 외에도 중간중간 신을 부르는 솟대와 같은 요소들이 사용되어서 볼거리가 상당히 화려했습니다. 솟대 장면도 솟대 자체도 화려했지만 배우들이 펼치는 군무가 정말 화려했거든요.
약간의 아쉬운 점.
또한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다보니 너무 극이 밋밋하다는 점은 감수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중간에 장면 전환을 하면서 이 시간을 메꾸기 위해서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데요. 배우들이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서일까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관객들을 너무 많이 불러서 다양한 활동을 시키는데, 이게 좀 루즈합니다.
정보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봤었는데요. 공식 홈페이지도 있었음에도 그다지 많은 정보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카르마>에 대한 설명을 무척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서 좀 아쉬웠습니다.
완성도에 대한 딜레마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카르마 공식 홈페이지(karma.kr)
- 연극, <미소춘향> - 기대해봄직한
- 연극, <두근두근> - 즐거운 논버벌!
- 비빔 인 서울(beVIM in SEOUL) (2) - 이들은 제대로 섞였는가?
- <미소춘향>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 연극, <미소춘향> - 기대해봄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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