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김종욱 찾기' - 웰메이드란 이런 것이다.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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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종욱 찾기
이종석 연출, 윤석현, 한수연, 김종구 외 출연, 2012
이종석 연출, 윤석현, 한수연, 김종구 외 출연, 2012
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많이 늦은 연극 리뷰, <김종욱 찾기>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사실 <김종욱 찾기>연극 자체로만 본다면 많이 늦은 연극은 아닙니다. 무려 오늘 다시 상연을 시작할 연극이기도 하구요. 이건 오늘 포스트 말미에 다시 한 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연극을 작년에 이미 보고 왔으며, 오늘 남길 글도 작년에 제가 보고 온 그 연극의 후기이기도 합니다. 다른 글을 통해서 말씀드렸다시피, 다른 지면에 발행한 글을 다시 블로그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그 작업의 하나로 오늘은 다른 지면에 소개했던 <김종욱 찾기>를 옮겨볼까 합니다.
김종욱 찾기에 대한 감상이 이랬다는 걸 알려주는 참고로 읽어주세요! 글은 현재에 맞게 잘 다듬어 두었습니다.:)
장수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2006년에 초연되었으며, 지난 시즌까지 벌써 6기째를 맞았었습니다. 이번에 대학로 컬쳐스페이스 엔유가 ‘쁘띠첼 씨어터’로 바뀌면서 다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더라고요. 장수하면서 많은 관객이 찾은 뮤지컬로서, 1기에 나왔던 오만석이나 엄기준은 TV 브라운관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여기서 엄기준은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진짜 김종욱으로 잠시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무려 뮤지컬이 영화가 되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김종욱 찾기>는 벌써 상연된 지 8년 차를 맞이하는 그야말로 ‘장수 뮤지컬’입니다. 대학로에서 꾸준히 연극을 보셨던 분은 아시겠지만, 대학로 연극은 길어봤자 2~3개월을 주기로 극이 끊임없이 바뀌는 시스템입니다. 그런 시스템 속에서 장기 공연을 한다는 것은 입지도가 탄탄한 극이라는 것인데요.
하물며 8년 차를 맞이하는 장수 뮤지컬이라면 그 입지도와 완성도를 어느 정도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놀라운 사실은 아직도 티켓파워가 막강하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연극을 즐기는 인구를 생각해본다면 연극 좀 봤다 하시는 분들은 <김종욱 찾기>를 보셨다는 이야기이고, 또 한 번 이상 보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라는 사실을 쉽게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예술마당
예술마당에 올리는 극은 일정한 방향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웰메이드(Well-made)’의 느낌이 나는 연극이 주로 올라온다는 사실인데요. 예술마당에 올라온 극을 짧은 시간 동안 모두 볼 일이 있었는데요. 그렇게 공연을 보면서 느낀 점은 ‘검증받은 극을 충분한 투자를 통해서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것이 예술마당이 가지고 있는 모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제가 느낀 그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공연이 바로 <김종욱 찾기>였는데요. 다년간 상연하며 완성된 연극을 충분한 투자를 통해서 관객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공연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예전이죠^^;?)
완성도 있는 연극
<김종욱 찾기>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적절한 부분에서 장면 전환이 일어나고, ‘김종욱’을 찾아야 할 당위성이나 찾아가는 과정이 무척 매끄럽게 연결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연극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이 과정이 조금 압축적으로 제시되는 느낌은 듭니다. 여기서부터는 균형의 문제가 되는데요.
사건을 줄이고 조금 유연하게 극이 진행되거나, 사건을 그대로 두고 조금 빠르게 극이 진행되거나,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주느냐의 문제인데요. 저는 이 정도면 균형을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살짝 빠른 감이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연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는 또 있습니다. 바로 무대인데요. 무대 장치가 무척 인상 깊은 편이었는데요. 조명의 움직임이나 프로젝터를 이용하여 무대에 배경을 쏘아서 공간감을 부여하는 기법인 맵핑(Mapping)을 활용한 무대는 연극의 한계성인 장소 이동을 효과적으로 극복했습니다.
특히 <김종욱 찾기>는 한국과 인도를 오고 가야 하는데요. 그 과정을 무척 위트있게 잘 처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바로 <김종욱 찾기>를 오래 상연하면서 생긴 노하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배우들도 상당히 괜찮았는데요. <김종욱 찾기>를 통해 많은 선남선녀가 더 나은 무대로 진출하여 마치 ‘등용문’처럼 돼버렸기 때문일까요? 배우들이 다들 한 가닥은 하는 것 같더라고요. 또한, 장기공연을 통한 이점이 이 부분에서도 드러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들 괜찮았던 배우)
주제 전달 방법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파랑새’ 이야기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파랑새를 찾으러 갔다가 결국 파랑새는 근처에 있다는 이야기처럼, ‘인연’. 즉, 김종욱을 만나기 위해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먼 길을 헤매어 결국 인연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이 <김종욱 찾기>의 구조입니다. 이 과정을 드러내는 방식이 영화와 연극이 조금 다른데요.
영화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풋풋함을 살리려는 시도를 많이 하였습니다. 다음에 영화에 대해서 적을 때 다룰 수 있었으면 합니다만, 장면의 연출이나 장면 전환 같은 부분에서 의도적으로 풋풋함을 강조하려는 시도를 많이 했었는데요. 반면에 연극은 조금 다릅니다.
연극 역시 시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입견일까요? 오랜 시간 동안 공연을 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집약되고 자연스럽게 드러나다 보니 풋풋한 느낌이라기보다는 연극이 무척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받기가 쉽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오는 구성이나 무대 연출과 도구 사용이 무척 능수능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풋풋한 사랑이야기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사소하고, 또 무척 주관적인 단점을 포함하더라도 <김종욱 찾기>는 무척 잘 만들고 또 재미있는 뮤지컬입니다. 한 번 관람하면 왜 이 뮤지컬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매 공연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주인공이 ‘김종욱’, 나아가서는 자신의 인연을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이고요.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검증받은 뮤지컬이고, 정석을 크게 어긋나지 않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누군가 ‘연극/뮤지컬을 처음 보려고 하는데, 무엇을 보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는 질문에 손쉽게 제시할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무척 잘 만들어진 뮤지컬이고 주제가 풋풋한 사랑이기 때문에 데이트 코스로도 딱 좋은 뮤지컬이고요.
쁘띠첼 씨어터
쁘띠첼 씨어터는 아시다시피 생각하고 계시는 그 쁘띠첼이 맞습니다…
(이 쁘띠첼이요.)
처음에 이름 정말 특이하게 지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듣다 보니 또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어쨌든 까먹을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쁘띠첼 씨어터.
새로 바뀐 공연장에서 진행하는 <김종욱 찾기> 쁘띠첼 젤리처럼 새콤달콤한 무대가 펼쳐지리라 기대해봅니다. 바뀐 무대라는 변수는 있겠지만, <김종욱 찾기>가 워낙 탄탄한 뮤지컬이라 후회 없으실 거에요.
(놀러오세요!)
<김종욱 찾기>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쁘띠첼 씨어터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네요. 제가 이 당시에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서 조금은 딱딱한 글이 돼버린 것은 아닐까 살짝 걱정되네요.
그럼 <김종욱 찾기>에 대한 포스트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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