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 전에 다녀왔습니다. - 낙원을 그린 화가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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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휴가 이전에 재빨리 다녀왔던(?!) 고갱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고갱의 작품엔 큰 관심이 없어서 전시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갈까 말까 고민하던 전시였는데요. 이번엔 고갱의 3대 작품이 모두 전시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소셜커머스의 힘이 많이 큰 전시이기도 했고요…(…) 소위 말하는 대형 딜이 이런 것인데, 요새는 큰 전시도 소셜커머스에서 가끔 물고 오더라고요. 아마 저를 포함하여 많은 분이 이번 고갱전을 소셜커머스로 보고 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야 비싼 전시회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어서 좋습니다만, 이런 방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무시무시하게 비싼 전시를 보러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다행히 제 예상이 비교적 맞았던지라 전시관에 사람이 미어터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편하게 전시를 보고 왔어요.
(서울시립미술관)
(매표소)
고갱의 그림들이 그려진 매표소입니다. 단순히 밋밋한 매표소보다 이런 매표소가 참 보기 좋은 것 같아요. 매표소에서 안내를 받고 곧바로 미술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미술관)
미술관 안에 다행히 사람이 얼마 없어서 별 기다림 없이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간단하게 전시 후기를 남겨보도록 할게요.
고갱전
고갱의 3대 작품은 ‘설교 후의 환상’, ‘황색 그리스도’,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가 있습니다. 이 중 앞의 2가지가 고갱 미술 인생에서 고갱의 성격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브르타뉴 시기에 등장하는데요. 이때가 전시관 초반에 전시되어있어 문득 지나가시면 놓치기 쉽습니다… 네, 제가 한 번 놓쳐서 다시 돌았거든요.
고갱은 인상주의로 시작하여 종합주의[각주:1]로 전환하며 인상주의의 종말을 고한 화가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고갱의 인상주의 작품부터 종합주의로 전환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무척 흥미로운 전시였습니다.
(고갱)
이번 전시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결국 인상주의와 종합주의에 관한 내용을 잘 알아두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상주의와 종합주의에 대해선 인터넷을 찾아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간단히 설명해 드리자면, 인상주의는 19세기를 대표하는 서양 미술사조로써, 본디 이러한 그림을 비판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비평가의 용어였으나, 인상주의 화가들이 이 용어를 적극 받아들임으로써 대표적인 이름이 된 경우입니다. 프랑스 남부 지방의 풍경 등 우리 주변의 소재를 통해 빛의 인상에 따른 변화를 드러내어 서양 미술에서 가장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은 사조이기도 하지요.
종합주의는 주제의 느낌이나 기본 개념을 형식과 종합시키는 미술 양식을 의미합니다. 고갱의 화풍이 대표적인데요. 주제의 느낌이나 기본 개념은 기억에 의존하여 표현하되, 그림의 구성은 순수한 색면과 단순화된 선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인상주의에 비해 투박한 느낌이 강할 수밖에 없죠.
저는 아무래도 종합주의 작품 보다는 아름다운(?!) 인상파 그림을 선호하다 보니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만, 투박하고 거친 느낌 자체가 독특한 매력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고갱 작품 설명에 나와 있듯 그 그림 속에 살아있는 강렬한 원시적인 느낌도 엿볼 수 있었고요.
(고갱전)
그런데 전시 도중 이상한 작품들이 눈에 밟혔는데요. 처음엔 ‘이게 뭔가…’하고 넘겼는데, 후에 찾아보니 고갱의 작품을 재해석한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더라고요.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 전시회 이름이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
제가 배움이 얕아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겠습니다만, 꿈보다 해몽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요? 고갱의 작품을 재해석했다기보다는 기존에 만든 작품을 고갱의 작품과 연관점을 찾아서 전시해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렵고 의미불명이었어요.
게다가 제가 찾아보는 자료마다 (동일한 보도자료를 사용했으므로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만…) 말미에 이 ‘그리고 그 이후’를 한 문단씩 소개하고 있더라고요. 고갱전에 굳이 이 재해석된 작품소개가 들어가야 할 이유가 있나… 싶더라고요. 이 보도자료를 읽다 보니 더더욱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한 신뢰도나 개연성이 떨어졌습니다. 감히 고갱전의 사족이라고 평하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전시된 그림의 양이나 작품에는 만족했습니다만, 사족이 달려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전시였습니다. 제가 너무 삐딱하게 바라보는 걸까요? 순수한 예술에 대한 의도보다 다른 의도가 많이 들어갔을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전시 자체는 무척 훌륭했습니다. 비싼 값을 내고 다녀올 만한 전시였어요. 그럼 지금까지 고갱전 전시 후기의 레이니아였습니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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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롱 뒤 쇼콜라 2013 - 달콤한 초콜릿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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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와로브스키(Swarovski) 전에 다녀왔습니다. - Sparkling Secret.
- 그리고 종합주의라는 단어도 고갱이 처음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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