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 슈타이들(Steidl) 전에 다녀왔습니다.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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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대림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슈타이들 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림미술관은 디자인과 관련된 전시를 길게 하곤 하는데요. 올 4월부터 10월까지 슈타이들 전을 전시 중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대림미술관에서 하는 전시는 전시 기간이 길어서인지 꼬박꼬박 갔다 왔던 것 같아요. 라거펠트 전부터 핀율 전, 그리고 스와로브스키 전까지…
대림미술관에 처음 가게 된 것도 사실은 티리포터 모임 때문에 라거펠트 전을 가면서부터인데요. 그때부터 돌이켜보면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아무튼, 저는 슈타이들 전을 조금 서둘러 다녀왔지만, 글 쓰는 타이밍을 놓쳐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시기간이 길어서 매번 하던 뒷북 포스트는 안 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 살짝 늦은 슈타이들 전 후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슈타이들
그 전에 살짝 슈타이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르하르트 슈타이들은 출판업자(Publisher)입니다. 무려 17세부터 인쇄 출판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나 칼 라거펠트 같은 세계적인 사진가, 패션 디자이너부터 유명한 문학 작가들과의 작업을 통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유명 박물관이나 브랜드의 인쇄물을 제작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인쇄물은 아날로그적인 특성이 강한데 여기에 애착을 갖고 현재까지도 책 제작의 모든 공정을 직접 진행한다고 하네요… 여기까지가 슈타이들에 대한 설명이었고요. 그럼 이제 정말 본격적으로 슈타이들 전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슈타이들 전 후기
슈타이들 전은 제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다양한 책 관련 전시물들이 있었습니다.
(책 공정에 대한 사진들)
출판은 제 나름의 로망이 있는 직종입니다. 네… 사실 출판업에 뛰어드신 분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고 이상과 현실의 틈이 얼마나 큰지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출판업은 그냥 로망인 채로 영원히 남아있을 직종인데요. 이런 사진을 보면 그런 로망이 또 불타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책 향수, Paper Passion)
저로 하여금 혼란에 빠뜨리게 했던 향수 Paper Passion입니다. 무려 ‘책 냄새’를 향수로 만들었는데요. 시향지를 받아서 냄새를 맡아봤는데 살짝 매콤한듯한 향이 막 인쇄한 책 냄새를 맡는 느낌이더라고요. 이걸 잘 뿌리면 온몸에서 인쇄물의 향기가 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찾아봤더니 이 향수는 몸에 뿌리는 게 아니라 책에 뿌려줘서 책의 향기를 새로고침(!)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참 아이디어가 독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탐은 났지만… 가격이 무서워서 참았어요.
(알파벳을 조형화시킨 책)
외국어라 읽을 수 없었지만 각 알파벳을 독특하게 조형화시킨 게 눈에 밟히는 책이었습니다. 다양한 출판물을 인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다양한 폰트들)
슈타이들 전에는 다양한 폰트들도 전시되어있습니다. 글씨에도 관심이 많은 저는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글씨에 따라서 달라지는 느낌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다양한 종이)
책에 쓰이는 다양한 종이도 직접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종이에 따라서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촉감이 사뭇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이 종이들이 겹쳐진 것이 책이라서, 종이의 무게에 따라서 책의 무게도 천차만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칼 라거펠트가 슈타이들에게 보내기 위해 사용한 봉투들)
칼 라거펠트가 샤넬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라거펠트가 슈타이들에게 보내기 위해 사용한 봉투들이 이번 전시에 나왔는데요. 또 이렇게 라거펠트가 등장하네요. 매 전시마다 라거펠트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he Little Black Jacket)
실제로 책을 직접 볼 수도 있었습니다. 사진집이었는데 정말 유명한 사람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4자리 정도가 있었는데, 꼭 한번 훑어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사진도 멋지고 책도 참 멋지더라고요.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책입니다.
(매달려있는 책)
슈타이들 전에는 위처럼 매달려있는 책도 있는데요… 내용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해놓으니 무척 감각적이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였던 만큼 저는 무척 재미있게 보았던 슈타이들 전입니다. 핀율 전을 시작으로 각각 의자, 보석, 책을 제재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다른 제재에 비해 책은 성격이 강하다 보니 사람에 따라서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체험공간이 있지만요.
전시를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되었으리라 생각하는 부분은 대림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의 인물 사이의 관계인데요. 그래서인지 칼 라거펠트 등이 다시 등장하는 부분은… 슈타이들과 관계도 있었고 언급되는 게 타당성은 있지만, 한편으론 우려먹기 같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결론은 재미있게 잘 보고 왔다…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인 만큼, 어쩌겠습니까.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다녀오시면, 좋은 경험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림미술관에서 하는 이다음 전시는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이라고 합니다… 11월부터 시작이라고 하는데, 전 아무래도 다시 찾아가겠지요… 이쯤 되면 멤버십 가입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슈타이들 전 후기의 레이니아였습니다.:)
(재미있었어요.)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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