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 재미를 돕는 6가지 요소
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모튼 틸덤 감독, 베네딕트 컴버배치, 키아라 나이틀리, 매튜 구드, 마크 스트롱 외 출연, 2015.
레이니아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이미테이션 게임>을 보고 왔습니다. 실재했던 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꽤 재미있는 영화였는데요. 국내에서는 아마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등장해서 유명세를 톡톡히 보고 있는 영화입니다.
제가 예전에 했던 일 중에서 <이미테이션 게임>과 관련 있던 분야가 있어서 좀 더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요소를 바탕으로 가볍게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동시에 영화 후기도 갈음하겠습니다.
1. 이미테이션 게임
본디 이미테이션 게임은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에선 영화의 재미를 위해 원래 방식과 조금 다르게 설명하였습니다. 앨런 튜링이 전후에 인공지능을 고안하며 제안한 것이 튜링 테스트. 즉, 이미테이션 게임입니다.
(앨런 튜링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미테이션 게임>에선 마치 형사가 앨런에게 질문만 하다가 앨런이 로봇인지 사람인지 판단하라고 요구하였으나 실제 튜링 테스트는 다르게 진행합니다. 두 명의 사람과 한 대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필요하며, 사람 한 명은 심판이 됩니다. 심판은 컴퓨터 채팅으로만 사람과 컴퓨터와 대화합니다. 대화가 끝나고 어느 쪽이 사람이고 컴퓨터인지 맞추면 됩니다.
(튜링 테스트. 출처는 위키피디아 "Turing_test")
튜링 테스트는 인공지능의 척도를 가리키는 말처럼 되었는데요. 이후에 캡챠(CAPCHA)나 반언어, 비언어적 표현 등까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하네요.
영화에서 나온 이미테이션 게임은 앨런 튜링의 굴곡진 삶을 드러내기 위한 극적 장치로 보는 게 타당하겠습니다.
2. 만능해독기 크리스토퍼
실제 앨런 튜링은 학창시절 문법 등을 잘 못 하고 말도 더듬는 외골수였다고 합니다. 그때 만난 친구가 '크리스토퍼 모컴'인데요. 크리스토퍼가 결핵으로 죽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크리스토퍼의 죽음으로 앨런 튜링이 암호학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영화에서 '크리스토퍼'로 불렸던 봄베)
실제로는 크리스토퍼의 지능을 기계에 넣을 수 있었으면 하였고, 이는 그가 인공지능에 매달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에 등장한 만능 해독기 '크리스토퍼'는 오늘날 컴퓨터의 모태가 됩니다. 이 만능 해독 기계는 앨런 튜링이 대학 시절에 고안한 기기를 실제로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실제로 앨런은 대학 시절 '튜링 기계'를 고안했고 이것이 오늘날 컴퓨터의 원형이라 볼 수 있습니다.
3. 블레츨리 팀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블레츨리에 들어간 앨런은 처칠 수상에게 편지를 보내어 팀의 리더가 됩니다. 역시 실제로는 스카우트되자마자 팀의 리더가 되었으며, 이는 영화의 즐거움을 살리기 위한 각색으로 보입니다.
(블레츨리 팀)
이곳에서 튜링은 자신이 고안한 기기를 만드는데요. 봄베라는 기기로 독일의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한 기기였습니다. 영화에서처럼 해독에 성공하여 처음엔 수 시간, 이후에는 수 분만에 해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4. 에니그마와 봄베
에니그마는 회전체의 회전에 따라 키보드로 어떤 알파벳을 누르면 다른 알파벳으로 치환되어 나오는 암호였습니다. 실제로는 전쟁 시작하기도 전에 폴란드 정보국에서 일부 암호를 해독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봄베 머신, 실제와 유사합니다.)
이후 독일군이 24시간마다 암호를 바꿨으나 영국군이 침몰하는 독일군 잠수함에서 에니그마와 코드북을 입수하면서 다시 해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에서는 특정 키워드를 바탕으로 경우의 수를 줄였다고 하는데요. 기상 예보 전보를 통했다는 내용은 사실입니다. 여기에 바로 전날과 같은 구성은 모두 경우의 수에서 제했고, 사용하지 않는 알파벳 등 글씨를 경우의 수에서 제해 경우의 수를 많이 쳐나갔다고 합니다.
5. 동성애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소련 스파이인 동료에게 앨런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을 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나 블레츨리에서 앨런은 외골수고 자신의 취향을 스스럼없이 말하고 다녔다고 하네요.
(각색된 부분이 있습니다. 원작은 책이라고 하네요.)
전후 앨런은 젊은 남자와 동거를 하였습니다. 이 남자가 범죄집단과 연루되어 앨런의 집을 털었고, 이를 조사하러 오게 된 경찰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밝히며 문제가 되었습니다.
6. 독이 든 사과
앨런은 <이미테이션 게임>에 등장한 소도구로 자살합니다. 청산가리를 주사한 사과를 베어먹고 자살을 하는데요.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으로 가슴이 나오기도 하는 등 고통을 겪다가 자살을 선택합니다. 그의 유언은 "사회가 나를 여자로 변하도록 강요했으므로 순수한 여자 같은 죽음을 택한다."였다고 합니다.
(말년에 고통 받는 튜링)
그리고 이렇게 한입 베어 물은 사과 오늘날 컴퓨터 회사인 애플의 로고가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초창기 애플의 로고가 사과 마크에 무지개색이었는데, 이 무지개색이 동성애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었죠.
그러나 이는 하나의 설일 뿐입니다. 초기에는 꽉 찬 사과 마크였는데 체리와 비슷해 보여서 그렇게 처리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과를 선택한 이유도 뉴턴의 사과여서라는 이야기와 비틀즈를 흠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잡스가 소속된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사과 과수원을 보고 그렇게 정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앨런 튜링의 죽음이 극적이며, 이 때문에 다양한 설이 생긴 게 아닐까 합니다.
앨런 튜링의 삶을 재조명한 <이미테이션 게임>.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호연과 함께 무척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어째 등장하는 작품마다 외골수나 괴짜를 연기하는 것 같은데요. 이미지에도 잘 맞아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영화 구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곤 했으나, 이번에는 영화의 세부 장치를 살펴보면서 영화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이미테이션 게임> 감상의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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