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기업이 가상현실을 만나면 생기는 일, 레노버 간담회 후기
국내에서 레노버의 위치는 뭐랄까... 저평가된 감이 있는 브랜드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 그저 저평가됐다고 하기엔 레노버가 벌인 일이 크기도 하지만요.
레노버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레노버의 향후 비전과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습니다. 컴퓨팅 기업인 레노버는 앞으로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까요? 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컴퓨팅 기업이 기대하는 미래
레노버에서는 무슨 제품을 내놓고 있을까요? 많은 분께서 노트북(투인원을 비롯한), 데스크탑. 그리고 스마트폰까지는 생각하실 텐데요. 레노버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AI, AR/VR,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팅 분야를 모두 레노버가 다루고 있는데요. 그래서 레노버는 PC를 다루는 회사가 아니라 '컴퓨팅(Computing)'을 다루는 회사로 스스로를 정의하더라고요.
레노버는 컴퓨팅을 다루는 회사로 미래를 이끄는 핵심 트렌드를 5가지 꼽고, 이중 레노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공개한 신제품은 이 핵심 분야를 찌르는 제품이었는데요. 이만하면 핵심 트렌드는 무엇인지, 무엇을 레노버가 선택했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레노버는 5가지 핵심 트렌드로 스마트 홈(Smart Home),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 개인형 몰입 체험 기술(Personal Immersive), 스마트 오토모티브(Smart Automotive), 스마트 헬스케어(Smart Healthcare)를 꼽았고, 그 중 스마트 홈, 스마트 오피스, 개인형 몰입 체험을 핵심 분야로 꼽았습니다.
이와 함께 레노버는 이날 핵심 분야에 집중할 제품으로 씽크스마트 허브500, 씽크패드 X1 카본 6세대, 스마트 디스플레이와 어시스턴트 팩, 미라지 솔로, 미라지 카메라, 익스플로러를 한꺼번에 소개했습니다. 분량이 상당하니 나눠서, 핵심만 살펴볼게요.
스마트 홈 - 초연결 시대의 집
|한국 레노버 강용남 대표
인공지능(AI)의 발달은 보편화를 불러왔습니다. 덕분에 칩 하나만 더해도 기기에 인공지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는 IoT와 더불어 스마트 홈 시대를 불러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 스피커가 작년에 우후죽순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죠.
그런데 스마트 스피커의 활용성은 의문입니다. 레노버는 이를 '청각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봤는데요. 그래서 시각적인 자극도 함께할 수 있는 스마트 디스플레이 제품을 소개했습니다. 화면이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레노버 스마트 디스플레이
이러한 흐름이 새삼스럽진 않습니다. 아마존 에코는 이미 디스플레이를 넣은 아마존 에코 쇼(Echo Show)를 선보였고요. 국내에서도 기가지니(GiGA Genie)가 시청각을 혼합한 인터페이스를 선보였습니다.
레노버는 시각적인 자극이 더 유용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구체적으로 레노버만의 무언가를 선보이진 않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대신 하드웨어 제품군 구축에서 차별화를 뒀습니다. 스마트 디스플레이 8, 10 말고도 홈 어시스턴트라는 이름의 스마트 스피커. 그리고 기존 레노버 태블릿을 스마트 디스플레이로 바꿔주는 홈 어시스턴트 팩이 그것입니다.
레노버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구글 인증 IoT 기기와 묶는 형태의 스마트 시스템을 고안하고 있는데요. 이 디스플레이는 별도의 태블릿이 아닌 스마트 디스플레이로 수정된 전용 디스플레이입니다.
다른 구글 제품과 연동성을 고민하기에 정확한 출시시기를 발표하진 않았는데요. 구글 홈이 국내 출시를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시기가 너무 멀진 않으리라 짐작만 할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미정이네요.
창의적인 스마트 오피스 공간
|레노버 씽크스마트 허브 500
사무 공간은 점차 경계가 사라지는 추세인데요. 여러 장소에서 회의할 수 있도록 돕는 씽크스마트 허브 500이나 AI 기능을 탑재한 씽크패드 X1 노트북(태블릿 혹은 요가), 혹은 스냅드래곤 835를 채택한 노트북 miix 630 2-in-1 제품 등이 소개됐습니다.
볼륨 자체는 크지만, 레노버가 원래 잘 해오던 일의 연장선상이라 그리 길게 소개되진 않았네요. 유심 슬롯, eSIM 기술을 이용해 항시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항시 켜져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교육과 함께, 개인형 몰입 체험
|레노버의 핵심 VR, AR 기기
이날 레노버가 소개한 제품 중, 가장 공들인 부분은 개인형 몰입 체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레노버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레노버 미라지 솔로'와 '레노버 미라지 카메라', 그리고 '레노버 익스플로러'를 공개했습니다. 이 기기를 아우르는 테마로 '(체험형) 교육'을 내세운 게 인상 깊었습니다.
현재 혼합 현실(MX)에는 기존 현실에 새로운 레이어를 씌우는 증강 현실(AR), 완전히 만들어진 세계로 들어가는 가상 현실(VR)이 있습니다. 증강 현실에서 레노버는 기존 작품을 현실로 재현해 체험하는 데 목표를 뒀다고 하는데요. 대표적인 제품이 제다이 챌린지입니다.
|레노버 제다이 챌린지
디즈니와 콘텐츠 계약을 통해 구성한 제품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는 형태의 콘텐츠인데요. 생각보다 몰입감이 상당하더라고요. 이게 뭐라고 온몸을 움직이게 되네요. 행사장에서도 단연 인기코너였습니다.
|레노버 익스플로러
현재 시장에는 두 종류의 VR 기기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거나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기 모두 한계점이 있습니다. 컴퓨터 기반의 기기는 방에 추가 장치를 설치해야 하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컴퓨터도 비싼데, VR 기기마저 비싸니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죠.
그래서 레노버 익스플로러는 가격을 대폭 낮춰 많은 사람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단, 레노버의 장기 담론에 맞춰 봤을 때, 현재 발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발매는 조금 늦어질 예정입니다. 해외 시장에는 이미 발매가 된 상황이고요.
|레노버 미라지 솔로
레노버가 당장 집중한 시장은 스마트폰 연동 기반의 기기입니다. 레노버 미라지 솔로의 특징은 단독 동작형 기기(Stand alone)라는 점입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지 않아도 단독으로 동작하기에 선을 치렁치렁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면서도 퀄리티 높은 품질을 이뤄냈는데요. 여기에 미라지 카메라를 이용하면 사람과 비슷한 시각의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레노버는 이를 통해 체험 교육 콘텐츠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VR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콘텐츠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습니다.
|재미는 있었는데 말이죠.
테스트로 체험해본 미라지 솔로는 꽤 훌륭했습니다. 안경을 착용하고 끼울 수도 있었는데요. 콘텐츠 재생과 체험 자체는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레이싱 게임을 했는데, 저도 모르게 움찔할 정도로 몰입감이 높더라고요. 헤드폰까지 착용했으면 깜짝 놀랄 뻔했습니다.
기기 자체의 만듦새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선에 걸리지 않는 점은 매력적이었고요. 하지만 시도 조절이 되지 않아 조금 불편한 느낌이었고요. 무게의 부담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안경을 착용하고 그 위에 착용하니 부담이 더하더라고요.
레노버가 지적한 부분도 이 점입니다. VR이 현재는 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VR 게임은 오래 즐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볼륨에 어울리는 콘텐츠는 교육이고, 체험형 교육이 무엇보다 효과가 있다고 본 것이죠. 교육과 관련된 내용은 이번에 새로이 배운 것도 있고, 저 또한 할 말이 있지만 이건 말을 좀 아끼겠습니다.
미라지 솔로와 미라지 카메라는 아직 출시 시기가 미정이나 최대한 빠른 시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단, 교육 목적인 만큼 초기 시장은 교육 시장을 한정해 발매하지 않을까 싶네요.
레노버의 미래 전략은 이런 소식에 관심 있는 저 같은 평범한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타당성 있는 판단이라고 느꼈습니다. 레노버의 전략 전문가들이 구성한 내용일 테고요. 전략에서 이견은 딱히 없지만, 전략을 실행하는 데 있어 레노버가 노력해야 할 점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는 별개로, 소비자가 보는 레노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앞으로 노력할 점이 많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전략과 관련된 부분은 기회가 닿으면 더 정리해볼까 합니다. 아직 출시 시기가 미정인 기기가 많아 살짝 아쉽게 느껴지는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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