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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연극, <대디> - 정신없이 웃을 수 있는 연극.

  • 2011.12.22 11:50
  • Culture/연극(Drama)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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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디
레이 쿠니 작, 김애자 연출, 2011



  레이니아입니다. 무척 오랜만에 연극리뷰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기회도 없었고 딱히 연극을 보려고 하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가 12월 들어서 부쩍 연극을 보기 시작했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대디>였습니다.

(연극 표)


  '<대디>'는 극장 아시조에서 상연 중입니다. 기획을 한 휴먼컴퍼니에서 이 주변에서 다른 연극들을 상연하고 있더군요. 그 중 하나는 제가 위치 선정에 불만을 토로했던 '노을 소극장'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극장 앞에 매표소를 설치해서 이제 길을 못찾을 일은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무대는 다음과 같이 생겼습니다. 카메라에 파노라마 기능이 있어서 시험삼아 찍어봤는데요. 워낙 노출을 확보하지 못하고 사진을 찍은터라 자세히 보시면 노이즈가 자글자글할 겁니다...(...) 뿐만아니라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내내 셔터 속도가 장난이 아닌지라 함부로 사용하면 큰일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럼 또 짧게 감상을 적어보겠습니다.



레이 쿠니(Ray Coony)
  <대디>를 보고 나서 자료를 주욱 읽었을 때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원작자인 '레이 쿠니'였다. 처음에 단순히 이름만 보고 '일본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영국의 극작가였다. 연극의 구성도 조금 일본 만담의 느낌이 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나 보다.

  레이 쿠니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국내 웹에선 찾기가 어려웠다. 해외 웹도 보고 이런 저런 정보를 보다가 놀란 사실이 있었는데, 레이 쿠니는 유명한 연극인 '<라이어>'의 원작자이기도 하다는 점이었다. 처음에 무척 놀랐는데, 그리고나서 곰곰히 연극을 생각해보니 무릎을 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사전에 원작자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유는 레이 쿠니의 연극들이 대개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 레이 쿠니의 연극들은 대부분 그 얼개나 구성이 매우 흡사하다. 인물간의 관계도 무척 유사한 편이고 사건이 전개되는 양상 역시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레이 쿠니의 연극은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연극을 모두 즐겁게 보는 편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즐겁게 보지 않는, 다시말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각주:1]

어떻게 튈지 모르는 스토리
  라이어는 거의 8~9년전에 보게 되어서 기억은 희미하지만 거짓말이 오해를 부르고 상황이 맞물려 그 상황 속에서 웃을 수 있었던 연극인 것 같다. <대디>도 마찬가지다. 거짓말 때문에 모든 일이 예상 외로 자꾸만 흘러가고, 이를 막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몸짓들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사건이 시작되는 타임과 배우들의 대사가 절묘하게 맞물려서 하나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그 덕분인지 연극에서 꽤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는데 평소 같았으면 '산만하다'라든지 '정신없다'라는 느낌을 받아야 할텐데, 그렇지 않고 자연스럽게 극에 몰입해서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들의 호연
  연극에서 연출은 정말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배우의 연기를 보게 되는데, 그런 관객의 입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특히 주인공인 데이비드 역을 받은 이순원 씨의 연기는 인상깊었는데 독특한 콧소리(?)와 함께하는 능청스러운 연기는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휴버트 역을 맡은 박시우 씨의 어리바리한 연기와 말더듬는 것도 웃겼지만 데이비드가 정말 인상깊어서 살짝 묻힌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 외에도 다른 배우 역시 연기를 훌륭하게 했지만 연극을 이끌어가는 주연 두 사람의 연기가 인상깊었다.

(연극 무대 일부)


연극 외적의 약간은 아쉬운 점.
  극장 자체가 소극장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좌석의 앞뒤가 정말 삭막할 정도로 공간이 좁다. 앞에서 2번째 줄만 되더라도 다리를 바짝 세워서 연극을 관람해야하고 짐이 많으면 마땅히 둘 자리마저 없어서 막막하다.(무릎을 세워야해서 무릎위에 올릴 수도 없다.) 여기에 좌석이 높지 않아서 거의 반쯤은 쭈그려 앉는 자세로 연극을 관람해야한다.

  연극 런타임이 110분에 이르는 긴 시간이라 재미있게 웃으며 연극을 보고 난 다음에 자리에서 일어날 때 무척 고역이다. 꼬리뼈께부터 허리까지 짜르르~한 통증이 날 정도로 자세를 불편하게 연극을 봐야했다. 제일 앞자리가 그래서 좋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다만, 뒷자리보다는 낫다는 의미다. 제일 앞 열이 아니라면 연극 관람을 재고해보라고 권유하고 정도로 자리가 많이 불편하다.

  이와 더불어 조금만 허리를 뒤로 젖히면 뒷사람의 무릎에 머리를 박는, 말그대로 '셀프 니킥'을 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자세는 조심해서 봐야한다는 점이 아쉽다. 그리고 자리가 좁아서 소음에 쉽게 노출되는 점도 안좋다. 주변 관객 운까지 고려하는 것은 조금 심하지만, 개중에 앞에 벌어질 일들을 스포일러 하는 관객도 있더라...

만족도 높은 연극
  사실 요즘 대학로 연극을 가볍게 훑어보면 진지한 내용보다는 가볍고 재미있는 내용위주의 연극이 많다. 레이 쿠니의 연극은 그러한 '트렌드'를 한껏 살린(물론 원작은 이보다 전에 나왔지만) 연극이라고 볼 수 있다. 연극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연극과 친해지기 좋은 연극인 것 같다. 남녀노소 누구할 것 없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연극의 가치는 빛을 발한다.

  다만 레이 쿠니의 연극구성 방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면 <대디>가 꼭 좋은 선택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레이 쿠니의 연극도 약간의 편차가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에는 <룸넘버 13>보단 <대디>가 더 괜찮았던 것 같다.

  얼마 안되는 재관람 의사가 생긴 연극이다. 간만에 신나게 웃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포토타임 때 배우들만 촬영하였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연극, <달콤한 비밀> - 여름밤의 달콤한 단막극선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몸을 관통하는 카타르시스
- 연극, <미소-춘향연가> - 외국인을 위한 퍼포먼스 극
- 연극, <더 라인> - 힘이 부족한 직구
- 연극, <수업> - 이게 어딜봐서 스릴러 연극이라는 것인가.




  1. 레이 쿠니의 연극 구성의 유사성은 더 있으나 이는 차후 다른 리뷰에서 언급하도록 하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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