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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연극, <그남자 그여자> - 원작의 함정

  • 2011.12.26 07:00
  • Culture/연극(Drama)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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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남자 그여자
이미나 원작, 이수엽 연출, 2011

  레이니아입니다. 연극을 보고 리뷰를 써야하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무척 늦게 쓴 연극 <그남자 그여자>에 관한 포스팅입니다. 이번에는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보러갔었는데요. 대개 이럴 때는 주변에 같이 볼 한 사람을 모시고 가는데 웬일인지 그 날따라 된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가방이랑 둘이서 보고 왔습니다.

  원래 연극을 볼 때는 일찍 가서 가능하면 제일 앞자리에서 연극을 보려고 하는데요. 혼자 보려니 의욕도 없고, 그리고 연극에 대해서 기대치가 조금 낮아서 느즈막하게 갔더니 역시나 조금 뒷자석을 주더라구요. 관람 인원이 30명 남짓밖에 되지 않아서 그래도 비교적 양호한 자리였습니다. 다만, 문제는 절 제외한 모두가 2인으로 연극을 보러 왔다는 점을 제외하면요...

(그러나 한장은 결국 쓰지 못했습니다.)


  뭐 자리에 앉아서 연극을 관람했는데요. 매번 연극을 시작할 때 간단한 퀴즈를 내곤 하는데 원래 이런 거 응모도 잘 안하는 편인데 어쩐일인지 당첨되서 상품도 받았네요... 혼자서요...(...) 뭐, 눈물 나는 사연은 여기까지 마치고 연극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원작과 연극과의 관계 ① - 원작의 위치
  연극 <그남자 그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자 꼭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은 '원작이 있다'라는 점이다. 원작인 책 <그남자 그여자>는 '이소라의 음악도시'[각주:1]의 작가를 맡았던 이미나의 책이다. 책은 원저자가 1권 2권을 그리고 새 작가가 3권을 모아서 출판했다.

  이 원작이 있는 것을 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 하느냐면 바로 연극과의 관계설정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연극은 원작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많다. 일례로 이미 리뷰로 남긴 연극 <심판>(링크)은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링크)이 원작이었고, <책 읽어주는 죠바니의 카르멘>(링크)은 책 <카르멘>(링크)이 원작으로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원작은 연출가나 극작가를 만나 새로운 연극으로 탈바꿈하게 되는데, <그남자 그여자>는 다른 원작들과 다른 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그남자 그여자>는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라는 점이다. 물론 에세이라고 연극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생각해볼 문제는 '연극의 기승전결을 에세이 원작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느냐'라는 점이다.

  다행히, 원작인 <그남자 그여자>는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다룬 에세이이기에 이 흐름을 기승전결로 삼아서 연극의 구성을 완성하였다. 그러나, 소설에 비해 그 구성이 밋밋한 점은 극복가능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는 연극에서 고스란히 문제점으로 드러나게 된다.

(공연장)


원작과 연극과의 관계 ② - 원작이라는 단계
  원작을 연극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연극은 원작의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충분히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원작보다 나은 단계를 지향하고 원작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해야한다. 그런 시각에서 연극 <그남자 그여자>를 살펴보자.

  원작의 분위기를 수용하려한 점은 연극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작에 있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 상황 등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책을 1권만 가지고 있어서 2권에 어떠한 부분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1권을 주루룩 읽어 내려가면 연극에 등장하는 상황, 대사를 찾기가 어렵지 않다. 책을 읽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권만 읽어봐도 눈에 걸리는 게 많은데, 2권(3권은 원작자가 다른 관계로 제외한다고 하면)까지 읽어보았을 때, 등장하는 모든 장면은 원작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미루어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약간의 연극적 특성을 제외하면 원작과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연극에 대한 호불호는 원작에 대한 호불호에 좌우될 수 있다. 연극이 원작을 나름대로 각색했다기 보다는 에피소드의 나열인 원작을 일정한 기준으로 분류하여 이를 관통하는 캐릭터를 생성. 원작의 에피소드를 하나로 꿰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원작을 좋아하느냐가 이 연극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공연장 입구)


결과적으로 비추천.
  개인적으로 난 원작인 <그남자 그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감수성이 이렇다 저렇다를 떠나서 내용이 조금 조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위치를 잡았듯이 라디오 사연을 조금씩 수정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을 보고 나서 금세 지루해졌고 연극을 보는 내내 별다른 재미를 느끼진 못했다. 아, 굳이 재미있는 점을 꼽자면 멀티맥 배역의 욕쟁이 할머니 연기 정도...

  그 외에 이 연극이 창작 연극이라고 하기엔 원작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므로 참신성이 무척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굳이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 있다면 중간에 두 커플이 서로 닭살을 얼마나 떠는가에 대해 경기식으로 풀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연극에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원작을 애초에 좋아하지도 않고 원작보다 나은 점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나는 이 연극을 추천할 수 없다. 연극 관람비용을 투자하는 대신에 그보다 훨씬 저렴하게 원작 책을 구매해서 보는게 훨씬 건설적이라고 생각한다.



(상품)


  여담이지만, 연극 상품으로 위와 같은 것을 받았습니다. 무료 피부관리 1회 쿠폰이었는데요, 처음 듣는 곳이라서 인터넷으로 검색했더니 무시무시하더라구요. 참고로 며칠전에 결국 불만제로에 방영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뭐든 상품을 받은 것은 기분이 좋지만, 이와 같은 상품은 지양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상품은 서로가 기분이 좋아야지 조금이라도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면 차라리 사용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연극, <심판> - 부조리한 현상과 맞닥뜨리다.
- <소송> - 피할 수 없는 부조리의 현실
- 연극, <책 읽어주는 죠바니의 카르멘> - 오감이 즐거운 연극.
- 책, <카르멘> - 잡을 수 없는, 바람 같은
- 연극 <수업>의 표를 받았습니다.




  1. MBC FM4U에서 진행하던 프로그램. 현재는 폐지되었다.(2006년 4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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