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전에 다녀왔습니다. - 기괴한 동화 속 세상으로의 여행.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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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아입니다. 요사이 연극 이야기만 해서 식상하셨죠? 그래서 오늘은 전시회 이야기입니다…(응?) 오늘은 예전부터 벼르고 있다가 다녀온 ‘팀 버튼 전’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해요.
팀 버튼 감독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초창기 <배트맨> 시리즈나 <크리스마스의 악몽>, <비틀쥬스(유령수업)>, <가위손>, <화성침공>,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유령 신부> 등등.. 다양한 영화를 제작 연출한 유명 감독이죠.
상상력을 한껏 발휘한 영화 속 세계에서 독창적인 스타일로 무척 유명한데요. 이 팀 버튼 감독의 작품들을 모아서 이번에 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기획했던 팀 버튼 전시회를 국내에서 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팀 버튼 감독의 열렬한 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독창적인 느낌과 그것을 결과물로 뽑아내는 재능은 무척 부럽더라구요. 그래서 언제고 한 번 보겠다, 보겠다… 하다가 4월까지 차일피일 미루면 결국 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시간을 빼서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팀 버튼 전.
개인적으로 팀버튼 전시회가 학부모 분들과 아이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듭니다만, 아무튼 사람이 많으면 제대로 보기가 어려우니까요. 10시에 개관한다고 해서 부랴부랴 서둘러 가느라 아침부터 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아시다시피 서울시립미술관은 시청역에서 내려 덕수궁을 따라 쭉 내려오면 볼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전시회도 가급적이면 자주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는데, 서울시립미술관은 참 오랜만에 방문하는 것 같아요. 아주 예전에 방문해본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팀 버튼 전)
처음에 와서는 사진도 대충 찍고 바삐 올라가서,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 찍은 사진입니다. 정문부터 팀 버튼 전시회라고 무척 독특한 인테리어를 해두었더라구요(!!)
이 날이 아침부터 또 무척 추운 날씨였는데요, 제가 9시 30분에 서울시립미술관에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표를 사서 주변을 둘러보시는 학부모와 아이들이 꽤 있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무척 놀랐습니다… 아니 이런 부지런함이라니…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09)
현대카드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렇게 거대한 공연을 하나씩 물고(?!)오는 것을 보면서 참 그 기획력에는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팀 버튼 전)
미술관 건물에도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잭이 우아하게(?!) 서있는 조형물이 있더군요.
(잭)
<크리스마스의 악몽>도 무슨 마가 꼈는지(?!) 이상하게 볼 기회가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여기 나오는 ‘잭’은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고딕(Gothic)의 느낌이 풍기지만 은근히 귀엽잖아요.
표를 사고 나오니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문이 개방되어있어서 추위를 피해 안으로 들어와 전시회 바깥을 먼저 찬찬히 구경했습니다.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라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목적인지 밖에는 이것저것 촬영할 수 있는 것들이 있더라구요.
(전시관 입구)
문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뒤의 계단을 뱅글뱅글 감고 있던 게 ‘혀’더라구요. 참 팀 버튼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회 내용도 내용이지만 외부 인테리어 역시 팀 버튼스러운 느낌을 일관되게 가져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팀 버튼스럽다는 표현을 조금 사용했고, 아마 이번 포스트에서 몇 번 더 사용할 예정입니다만 이 표현을 조금 더 일반적인 언어로 표현하자면 ‘쿨고딕(Cool-Gothic)’하다는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시 소개에도 나와있는 이야기인데요. 제가 ‘팀 버튼스럽다’고 표현한 언어가 영어로는 신조어로 ‘버트네스크(Burtonesque)’라는 말이 있더라구요. 이는 아마도 팀 버튼(Tim Burtone) + 그로테스크(Grotesque)의 합성어 같습니다. 아무튼, 이 스타일을 ‘쿨고딕’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쿨 고딕한 팀버튼의 세계)
어둡고, 침울하면서도 유머 있고, 지적인 스타일. 다시말해 쿨(Cool)하면서도 음산한(Gothic)감각이라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신조어를 굳이 끌어오면 복잡해지니까 저는 그냥 ‘팀 버튼스럽다’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겠습니다.
(아직 풍선에 바람도 안 들어간 상황)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시간이 되어 전시를 보러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전시 내용은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으므로 짧게짧게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시 내용
상대적으로 전성기의 3시기는 많이 익숙한 것들이 전시가 되어있었구요.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었던 것은 2시기인 성숙기 작품들이었습니다. 먼저 1시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시기 팀 버튼은 버뱅크(Burbank)라는 곳에서 자랐고, 내성적이었지만 유별난 상상력을 가졌다고 소개가 되어있는데요.
설명처럼 어렸을 적의 작품을 보면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 많습니다. 1시기에 있던 많은 모티브가 성숙기, 나아가서는 전성기 때 작품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1시기 때의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면 어떤 모티브가 이렇게 형상화 되는지 볼 수 있는 게 많아서 즐거웠습니다.
자그마한 낙서가 전성기 작품의 소품으로 등장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다보니 이 것을 꼼꼼히 보고 넘어가는 것도 재미있더라구요.
2시기에 있던 작품들은 그가 캘리포니아예술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새삼 놀랐던 게 캘리포니아예술학교에서 그린 습작이 상당히 정상적(?!)이었다는 겁니다. 물론 짜투리 부분엔 여전히 그의 느낌을 잔뜩 품은 낙서가 그려져 있었지만요.
당연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밑바탕이 있어야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센트나 헨젤과 그레텔 같은 작품은 전시관 내에서 상영을 하고 있어서 전부 보고 왔는데요. 빈센트야 어렴풋이 들은 기억이 있었지만 헨젤과 그레텔은 정말 처음 보는 작품이라서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보고 나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상당히 희귀한(?!) 작품이라고 하더라구요.
특히 그레텔 역의 꼬마아이가 탕웨이를 꼭 닮아서 눈이 갔었습니다… 이미지가 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요.
3층에서 전시하고 있는 3시기에는 대부분 낯익은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눈에 띄는 것은 영화에서 나왔던 소품, 이를테면 <가위손>에 나왔던 에드워드의 손,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나온 잭의 21가지 표정 모형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느낀 점.
팀 버튼 감독의 독창적인 감각이 여실히 드러나는 전시였습니다. 정말 '팀 버튼스럽다'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요.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팀 버튼은 참 개성강한 창작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쿨-고딕한 팀 버튼 스타일)
서울의 전시가 막을 내림으로써 세계 투어가 마무리된다는 이야기와 방학 시즌이 만나서 전시장 내의 사람은 정말 많았습니다. 저는 개관하는 시간인 10시에 딱 맞춰서 갔었는데요. 11시만 되어도 벌써 전시장에 사람이 많아서 줄을 천천히 따라가면서 구경할 수밖에 없더라구요.
게다가 첫 번째 전시설명시간이 11시였는데, 이 때 그 주변에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서…(…) 아이들을 위해서 따로 체험북 같은 게 제공되어서 인지 학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엄청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굳이 팀 버튼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팀 버튼의 세계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한 번쯤 돌아볼만한 전시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인 팀 버튼 전 후기의 레이니아였습니다!:)
덧.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팀버튼 캐릭터 나오는 트럼프 카드를 몇 벌 구매하고 싶었는데, 인기가 많아서인지 품절이더라구요…T_T 이거 구할 수 있는 방법 없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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