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책, <은교> - 갈망, 갈망, 갈망.
책, <은교> - 갈망, 갈망, 갈망.
2012.07.20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은교 박범신 지음, 문학동네, 2010 영화에 이은 책 소개입니다. 역시 적기 어렵더라구요... 존재가 갖는 욕망 영화 리뷰에서 이미 적은 내용입니다만, 결국 은교의 주제는 늙어가는 존재가 갖는 욕망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그려내는가, 그 방식이 영화와 다를 뿐이라는 이야기 드렸었죠? 책는 영화에 비해 주제에 세심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영화가 조금 가볍고, 캐릭터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책에서는 기록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니만큼 사건을 중심으로, 조금 더 진중하게 말을 고르는 느낌이 든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영화와 달라진 인물에 대해서 살짝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책만 본다면 인물을 굳이 다룰 필요..
책, <마왕> - 과연.
책, <마왕> - 과연.
2012.02.29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왕 이사카 코타로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2006 장르 소설과 라이트 노벨의 사이 은 장르가 애매한 편이다. 일본소설 특유의 가벼운 문체나 캐릭터중심의 구성을 보자면 라이트노벨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라이트 노벨의 정의를 고민해 본다면 장르 소설에 두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가 하나의 장르로 정의되지 못했기 때문에 장르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봤자 무의미하리라 싶다. 아무튼 이런 소설이 있다고 하자. 은 겉표지만큼이나 무척 독특하다. 300여 쪽의 꽤 많은 분량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소설 특유의 가벼운 문체나 캐릭터중심의 구성은 방금 위에서 이야기를 했던 특징 때문에 한시간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여 읽을 수 있..
책, <라라피포> - 사람으로 이루어진 정글 속에서
책, <라라피포> - 사람으로 이루어진 정글 속에서
2011.11.04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라피포 오쿠다 히데오 지음, 노마드 북스, 2006 주제, 그리고 소설 구성의 매력 다른 것을 떠나서 오쿠다 히데오의 는 다양한 인물이 이리저리 얽혀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여타 다른 소설에서도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러한 인물들이 이리저리 꼬이며 생기는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그럼에도 의 매력을 소설의 구성에서 찾는다면 그것은 소설의 주제와 구성이 잘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성(性)과 관련된 문제를 겪거나 혹은 이를 상품화 하는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소재가 요 며칠간 글을 적었던 기존 패러다임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냐고 물으면 그것은 아니다. 여기에 나오는 소재들은 그..
책, <칼> - 꾸준함이 부족한 소설.
책, <칼> - 꾸준함이 부족한 소설.
2011.11.01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칼 김규나 지음, 뿔, 2010 사랑에 대하여 은 우리에게 사랑에 대해 묻고 있다.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각양각색의 남녀가 벌이는 사랑. 이러한 사랑이 우리의 상식선에서 이해될 수 있는 사랑이면 좋겠지만, 소재가 이야기가 되기 위해선 '결핍'이라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고, 따라서 여기 등장하는 사랑은 무언가 결핍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성 짙은 사랑이다. 그러다보니 불륜이나, 가벼운 만남, 육체에 치중한 만남 등 다양한 종류의 관계가 등장한다. 이러한 관계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결국 하나이다. 독자에게 '사랑'에 대해서 묻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결핍은 채울 수 있는 것인가? 부터 결핍을 채워야 하는가? 라는 당위성 문제, 그리고 나아가서..
책, <아오이가든> - 하드고어 원더랜드.
책, <아오이가든> - 하드고어 원더랜드.
2011.07.13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오이가든 편혜영 지음, 문학과 지성사, 2005 하드고어적 공통점 '편혜영' 소설은 하나의 공통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역시 그 공통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전작인 에서부터 시작된 공통된 궤도는 이미 리뷰한 에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공통된 분위기라는 표현은 자못 추상적으로 비치지만, 이는 실제로 여러 가지의 요소가 축약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이름이 지워진 책 페이지 어딘가 '햇볕에 농익은 석류가 속을 내벌리듯 쥐가 더러운 회색 가죽 바깥으로 붉은 내장을 툭 터뜨리는' 광경이나 '질기고 더러운 냄새 나는 가죽이 연약한 뼈와 함께 씹히는' 광경이 펼쳐져 있다면 지금 당신은 편혜영이 쓴 소설을 읽고 있다."..
책,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그 다음은?
책,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그 다음은?
2011.03.07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2010 김영하가 돌아왔다. 는 실제로 나온지 시일이 조금 지난 소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김영하가 돌아왔다.’는 소제목은 조금 늦은감이 있다. 더군다나 이 시점에서 이러한 소제목은 무척이나 부적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 소제목으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지하철에서 문득 본 이 책의 광고를 보고 가장 처음으로 느꼈던 느낌이 바로 이 소제목과 같았기 때문이리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지난 단편 소설집 이후 6년만의 내는 단편 소설집을 내면서 김영하 작가는 제목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고민한 모습을 보인다. 그 고민을 뚫고 나온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은 ‘무..
책, <그날이 오기전에>
책, <그날이 오기전에>
2011.02.21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날이 오기전에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레, 2007 죽음을 향한 여정 사람은 유한한 수명을 가지고 있는, 냉정히 말하면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존재이다. 다만 그 죽음의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을뿐. 그러던 도중에 자신 혹은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 언제인지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는 이러한 주제를 중심으로 한 단편소설집이다. 단편소설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책의 등장인물들은 각 소설들을 넘나들며 등장하기 때문에 실제로 소설을 읽으며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며 느끼는 이질감은 덜한 편이다. 소설의 등장인물 중 누군가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는다. 선고 받는 이는 주인공이기도 하고(파도소리), 아내이기도 하다(그날이 오기전에, 그날..
책, <소송> - 피할 수 없는 부조리의 현실
책, <소송> - 피할 수 없는 부조리의 현실
2011.02.01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송 프란츠 카프카 지음, 문학동네, 2010 연극의 텍스트 애초에 이 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작년 봄에 보았던 연극 때문이었다. 처음 연극을 선택했을 때는, 프란츠 카프카 원작에 앙드레 지드 각색이라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내용을 듣고 보게되었지만 다 보고나서는 텍스트를 구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었다. 그리고 한참을 돌고 돌아 겨우 구매하게 된 프란츠 카프카의 . 이 책을 읽고 처음 느낀 점은 ‘아, 연극을 정말 잘 만들었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지금 쓰고자 하는 글이 ‘텍스트’에 관한 이야기므로, 길게 이야기하진 않지만 텍스트의 느낌과 내용을 빼먹은 것 없이 정말 잘 옮겨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가해한 소설 연극을 통해 ..
책,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 비주류가 쓴 부조리
책,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 비주류가 쓴 부조리
2010.12.23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크리스티나 페리 로시 지음, 작가정신, 2005 쓸모없는 노력을 왜 전시해? 제목을 보고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쓸모없는 노력을 왜 전시한다는거지?' 더군다나, 노력은 무형인 하나의 개념일 뿐, 전시를 한다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요소가 아닌가?! 제목부터 상당히 독특한 아이템은 책을 읽으면서 내내 하나의 느낌으로 집중하게 된다. 그것은 '독특하다'는 것이다. 남미 문학, 그 낯선 이질감 최근에 많은 종류의 책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내게 남미란 이룰 수 없는 동경이나 결코 구체화될 수 없는 추상적인 에너지와 같은 말 그대로 '추상적인' 느낌으로만 다가왔다. 최근 한 몇 년전까지도 남미문학이라고 하면 그..
책, <밑줄긋는 남자>
책, <밑줄긋는 남자>
2010.12.10과거에 적어두었던 책의 감상을 옮겨 둡니다. 현재 하고 있는 생각과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밑줄 긋는 남자(양장) 카롤린 봉그랑 지음, 열린책들, 2000 밑줄 긋는 남자 소소한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책과 책을 넘나들며 진행되는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프랑스 소설 특유의 번역도 약간은 낯설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문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의 정서와 조금 다른, 자유분방한 콩스탕스의 모습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밑줄긋는남자에 대한 미스테리가 큰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갈 수록 신비감이 줄어들며 후에는 존재감마저 줄어든다는 점. 그리고 역자의 잘못된 각주로 책 이해가 힘든 점.(시간..
책, <소리 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부족한 인생들이 만드는 삶의 하모니
책, <소리 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부족한 인생들이 만드는 삶의 하모니
2010.08.09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게키단 히토리 지음, 이레 일본소설...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바야흐로 일본소설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서점 소설칸의 상당수를 일본작가가 차지하고 있는 시대라 일본소설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어서 자주 읽고는 한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비슷비슷한 느낌이 너무 많다. 이를테면 지나치게 감각적인 표현, 삶에 대해 깊게 파고들지 않는 저차원적인 통찰이나 그다지 날카롭지 않은 주제의식 등이 있다. 일본은 분명 우리나라와 공유하고 있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더 좋다 나쁘다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 문학이 전부 그렇다는 것이라기 보단 출판사가 타겟팅한 독자들의 취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