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구조, 논쟁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가?
글 작성자: 레이니아
반응형
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딱딱한 주제(?!)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해보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난 <사무라이정신은 거짓이다> 서평(링크)에서 꽤 장문의 댓글이 오고갔는데요. 아마 댓글을 달아주신 분께서도 모든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겠지만, 분량 탓에 저 역시 하고 싶은 말을 마구 잘라내어 많이 부족한 논리가 오고 갔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 이 부분에 대해선 같이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사실 서평에 삽입하려다가 너무 쓸데없이 긴 것 같아서 제외한 부분이라 겸사겸사 따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실제 내용 자체는 한 단락정도로 무척 짧은 내용인데, 이를 설명하려고 하니 또 장황하게 될까봐 걱정이 먼저 앞서네요. 아무튼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2009년 5월 25일부터 6월 9일까지 EBS에서 방영했던 "다큐프라임 - 설득의 비밀"에서 나왔던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TV는 거의 보지 않습니다만, 다큐멘터리는 간간히 보고있습니다. 우연찮게 보다가 맘에 들어서 보는 경우와 혹은 인터넷으로 소식을 듣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수업을 듣다가 자료에 언급되어있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미 이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이라면 오늘 말씀드리는 내용은 거의 중복에 가까우실 거에요...:)
지식의 구조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나누어보면 우리가 5개의 층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단계는 각각 아래서부터 사실(Fact), 자료(Data), 정보(Information), 지식(Knowledge), 지혜(Wisdom)인데요. 우선 각각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사실(Fact)
지식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사실(Fact)입니다. 사실이라는 단어의 뜻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며 일반적으로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한 관찰행위로 인지된 일을 사실이라고 합니다. 비록 관찰되지는 않았지만 다수에 의해 확인된 일도 우리가 사실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하지만 여기에서는 미처 관찰되지 못한 '실제로 일어나는 일'도 사실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즉,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인과가 사실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투입(input)에 따른 산출(output), 자연현상 등이 대표적인 사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자료(Data)
사실을 관찰하여 좀 더 객관화시킨 것을 자료(Data)[각주:1]라고 합니다. 사실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사실에서 '관찰'이 덧붙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를테면, 매일같이 밝았다 어두워졌다... 하는 상황을 지켜보다 '주기적으로 낮과 밤이 바뀐다.'라고 인지했다면 이것은 밝았다 어두워졌다...하는 사실을 명제로 객관화시킨 자료라고 볼 수 있겠지요.
3) 정보(Information)
자료들이 모이면 하나의 정보(Information)가 됩니다. 위의 예를 끌고 와볼까요? 매일같이 '주기적으로 낮과 밤이 바뀌는 것'을 관찰한 자료가 쌓여 '어느순간부터는 낮이 점점 길어지고, 어느순간부터는 반대로 밤이 점점 길어진다. 이 주기는 약 180번 정도이다.'라는 구체적인 정보가 되는 것이지요.
여기까지가 이 다음 내용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지식(Knowledge)
지식(Knowledge)은 정보에 개인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위의 예를 계속 이어서 들어볼께요. 한참을 관찰하다가 '위에서 언급한 '현상'은 누군지 알 수 없는 절대자가 의도한 것이다.'라는 명제를 만들었다고 할께요. 그렇다면 이는 하나의 현상에 개인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 되므로 지식이 되는 겁니다.
이른바 논쟁이라는 것은 이 지점부터 시작됩니다. 서로 정보에 부여한 가치와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부터 이견이 생기고 이를 납득시키기 위해 논쟁이 일어나는 것이죠.
5) 지혜(Wisdom)
지식이 축적되어 보편성을 획득한 단계에 이르면 이를 지혜라고 부릅니다. 대체로 공감하는 보편적 지식이 여기에 해당하게 되지요.
건전한 논쟁과 주장을 위해서
건전한 논쟁과 주장을 하기 위해선, 위에서 살짝 언급했다시피 사실, 자료, 정보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논쟁을 할 때 흔히 지식 수준에서 논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건전한 논쟁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식은 개인의 가치와 의미가 부여되어있기 때문에, 개인이 쉽사리 이 부분을 양보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살아오면서 체득한 가치관이 반영되어있는 것이 지식입니다. 따라서 지식 차원의 논쟁에서 승리하려고 하는 것은 상대방의 체득한 가치관을 짓밟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상대방은 필사적으로 방어하려고 하고 결과적으로 건전한 논쟁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건전한 논쟁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것은 바로 사실과 자료, 정보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사실과 자료, 정보 차원으로 접근하면 개인의 가치에 관한 문제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논쟁이 진행될 때야 말로 건전한 논쟁이 가능한 것이며, 적절한 주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서평에 적용하다.
지난 서평에서 하고자 했던 말이 이것이었습니다. 저자는 모든 일을 '추정'한다는 주장만으로 지식의 차원에서 막연히 강요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독자가 심정적으로 공감한다고 해도 지식차원의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저자는 주장을 사실, 자료, 정보 차원에서 했어야 했고, 이는 명확한 근거 제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책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3부에서 일본인의 정서가 빈약하다는 이유를 자신과 골프를 같이 치는 친구로부터 끌어왔고, 보석상의 이야기를 통해서 끌어왔습니다.
이는 모두 개인의 가치판단이 담긴 지식 차원의 문제입니다. 이는 결코 논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독 제가 3부를 문제삼았던 것입니다.
실제로 좀 난해하고 현학적인 성격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처음에 기획했던 서평에서 제거를 했던 부분이었습니다만, 서평에 대한 의견으로 들어온 주장이 또다시 이 부분을 자극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복원하여 독립된 포스트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구분한다는 게 쉽지 않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이를 잘 지키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이렇게 정리를 했지만 감정이나 환경적 요인에 따라서 잘못된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연속적인 존재이고, 어제의 저와 오늘의 저는 다르기 때문에, 혹시나 잘못된 언행이 있더라도 너무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연속적인 존재라는 변명과 함께 다소 장황한 포스트는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D
그 중에서 이 부분에 대해선 같이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사실 서평에 삽입하려다가 너무 쓸데없이 긴 것 같아서 제외한 부분이라 겸사겸사 따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실제 내용 자체는 한 단락정도로 무척 짧은 내용인데, 이를 설명하려고 하니 또 장황하게 될까봐 걱정이 먼저 앞서네요. 아무튼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2009년 5월 25일부터 6월 9일까지 EBS에서 방영했던 "다큐프라임 - 설득의 비밀"에서 나왔던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TV는 거의 보지 않습니다만, 다큐멘터리는 간간히 보고있습니다. 우연찮게 보다가 맘에 들어서 보는 경우와 혹은 인터넷으로 소식을 듣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수업을 듣다가 자료에 언급되어있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미 이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이라면 오늘 말씀드리는 내용은 거의 중복에 가까우실 거에요...:)
지식의 구조
(지식의 구조)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나누어보면 우리가 5개의 층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단계는 각각 아래서부터 사실(Fact), 자료(Data), 정보(Information), 지식(Knowledge), 지혜(Wisdom)인데요. 우선 각각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사실(Fact)
지식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사실(Fact)입니다. 사실이라는 단어의 뜻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며 일반적으로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한 관찰행위로 인지된 일을 사실이라고 합니다. 비록 관찰되지는 않았지만 다수에 의해 확인된 일도 우리가 사실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하지만 여기에서는 미처 관찰되지 못한 '실제로 일어나는 일'도 사실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즉,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인과가 사실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투입(input)에 따른 산출(output), 자연현상 등이 대표적인 사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자료(Data)
사실을 관찰하여 좀 더 객관화시킨 것을 자료(Data)[각주:1]라고 합니다. 사실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사실에서 '관찰'이 덧붙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를테면, 매일같이 밝았다 어두워졌다... 하는 상황을 지켜보다 '주기적으로 낮과 밤이 바뀐다.'라고 인지했다면 이것은 밝았다 어두워졌다...하는 사실을 명제로 객관화시킨 자료라고 볼 수 있겠지요.
3) 정보(Information)
자료들이 모이면 하나의 정보(Information)가 됩니다. 위의 예를 끌고 와볼까요? 매일같이 '주기적으로 낮과 밤이 바뀌는 것'을 관찰한 자료가 쌓여 '어느순간부터는 낮이 점점 길어지고, 어느순간부터는 반대로 밤이 점점 길어진다. 이 주기는 약 180번 정도이다.'라는 구체적인 정보가 되는 것이지요.
여기까지가 이 다음 내용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지식(Knowledge)
지식(Knowledge)은 정보에 개인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위의 예를 계속 이어서 들어볼께요. 한참을 관찰하다가 '위에서 언급한 '현상'은 누군지 알 수 없는 절대자가 의도한 것이다.'라는 명제를 만들었다고 할께요. 그렇다면 이는 하나의 현상에 개인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 되므로 지식이 되는 겁니다.
이른바 논쟁이라는 것은 이 지점부터 시작됩니다. 서로 정보에 부여한 가치와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부터 이견이 생기고 이를 납득시키기 위해 논쟁이 일어나는 것이죠.
5) 지혜(Wisdom)
지식이 축적되어 보편성을 획득한 단계에 이르면 이를 지혜라고 부릅니다. 대체로 공감하는 보편적 지식이 여기에 해당하게 되지요.
건전한 논쟁과 주장을 위해서
왜냐하면 지식은 개인의 가치와 의미가 부여되어있기 때문에, 개인이 쉽사리 이 부분을 양보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살아오면서 체득한 가치관이 반영되어있는 것이 지식입니다. 따라서 지식 차원의 논쟁에서 승리하려고 하는 것은 상대방의 체득한 가치관을 짓밟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상대방은 필사적으로 방어하려고 하고 결과적으로 건전한 논쟁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건전한 논쟁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것은 바로 사실과 자료, 정보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 Ian Wilson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사실과 자료, 정보 차원으로 접근하면 개인의 가치에 관한 문제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논쟁이 진행될 때야 말로 건전한 논쟁이 가능한 것이며, 적절한 주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서평에 적용하다.
따라서 저자는 주장을 사실, 자료, 정보 차원에서 했어야 했고, 이는 명확한 근거 제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책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3부에서 일본인의 정서가 빈약하다는 이유를 자신과 골프를 같이 치는 친구로부터 끌어왔고, 보석상의 이야기를 통해서 끌어왔습니다.
이는 모두 개인의 가치판단이 담긴 지식 차원의 문제입니다. 이는 결코 논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독 제가 3부를 문제삼았던 것입니다.
실제로 좀 난해하고 현학적인 성격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처음에 기획했던 서평에서 제거를 했던 부분이었습니다만, 서평에 대한 의견으로 들어온 주장이 또다시 이 부분을 자극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복원하여 독립된 포스트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구분한다는 게 쉽지 않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이를 잘 지키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이렇게 정리를 했지만 감정이나 환경적 요인에 따라서 잘못된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연속적인 존재이고, 어제의 저와 오늘의 저는 다르기 때문에, 혹시나 잘못된 언행이 있더라도 너무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연속적인 존재라는 변명과 함께 다소 장황한 포스트는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D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책, <사무라이정신은 거짓이다!> - 논리에 대해서 생각하다.
- 김환기 전에 다녀왔습니다.
- 책, <풀이 눕는다> - 뭘까 이소설은...
- 책,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정말?
- 책, <재와 빨강> - 인간의 존엄은 과연 어디에?
- 김환기 전에 다녀왔습니다.
- 책, <풀이 눕는다> - 뭘까 이소설은...
- 책,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정말?
- 책, <재와 빨강> - 인간의 존엄은 과연 어디에?
- 다큐프라임에서는 데이타라고 사용했지만, 용어의 통일성을 위해 '자료'라고 의역했습니다. [본문으로]
반응형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린쉐어링(Green Sharing) 힐링백(Healing Bag)을 받았습니다. (18) | 2012.06.22 |
---|---|
며칠간 바쁠 레이니아입니다. (20) | 2012.06.19 |
2012년 5월 블로그 결산 (24) | 2012.06.04 |
여수 다녀오겠습니다! (20) | 2012.05.10 |
2012년 4월 블로그 결산 (22) | 2012.05.07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그린쉐어링(Green Sharing) 힐링백(Healing Bag)을 받았습니다.
그린쉐어링(Green Sharing) 힐링백(Healing Bag)을 받았습니다.
2012.06.22 -
며칠간 바쁠 레이니아입니다.
며칠간 바쁠 레이니아입니다.
2012.06.19 -
2012년 5월 블로그 결산
2012년 5월 블로그 결산
2012.06.04 -
여수 다녀오겠습니다!
여수 다녀오겠습니다!
2012.05.10